▲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 선생이 모시를 짜고 있다. |
모시를 짜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차례대로 살펴보자면 먼저 저마를 수확한다. 6월, 8월, 10월 이렇게 세 번 같은 자리에서 저마를 벤다. 저마는 추위와 가뭄에 약하다. 올해는 늦은 봄까지 이따금씩 추웠고, 최근 가물어서 저마포의 작황이 그다지 좋지 못 하다. 저마는 1.5~2m까지 자라는데, 그보다 키가 작고, 마디도 두껍지 못 하다.
수확한 저마포는 껍질을 분리해 버린 후 속을 물에 불려 말린다. 태모시작업이라고 한다. 이후에는 태모시를 이로 째서 실의 굵기로 만든다. 상저, 중저, 막저의 모시품질은 이 때 결정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다음으로는 하나의 실로 연결하는 삼기가 이어진다. 실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베틀에 걸기 위한 작업을 한다. 날기, 매기, 꾸리감기 등이다. 한 필 크기가 나올 만큼 씨줄과 날줄을 계산해서 정교하게 베틀에 건다. 짜기는 그 후 마지막 작업이다.
한산면 지현리에 자리한 한산모시관에 가면 이들 작업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산모시관은 서천군의 대표적 특산품인 모시의 맥을 잇고,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한 공간이다. 전수관과 전통농기구전시장, 모시매기공방, 전통공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시 작업과정을 보려면 전수관에 반드시 들러야 한다. 전수관 2층에서 한산모시 제조과정, 모시 복식사, 천연염색과 장신구 등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만약 직접 모시를 짜보고 싶다면 모시매기공방에서 시연예약을 하면 된다.
전통공방에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모시장인도 만나볼 수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 선생(67)이 공방의 주인이다. 장인이라고 하면 거리감이 생기게 마련이지만, 이 공방은 한산모시관 관람객들에게 항상 열려 있다. 농사일과 병행하기 때문에 농번기에는 자리를 비울 때가 많지만, 모내기가 끝난 요즘은 거의 매일 공방으로 출근하고 있다.
공방에 가면 선생이 베틀에 앉아서 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문의: 한산모시관(http://www.hansanmosi.kr) 041-951-4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