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P 전 의원 이외에도 또 다른 여권 정치인들이 은 씨와 친분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은 씨 수감 당시 한나라당 현역 의원 몇몇이 면회를 왔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은진수 전 감사위원도 은 씨를 면회했다고 한다. 은 씨를 면회했던 국회의원 중 한 명이 현재 검찰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이라는 점에서 검찰 수사 강도가 더욱 세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 의원실 측은 “은 씨를 한두 번 본 적은 있지만 전혀 청탁을 받은 바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은 씨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정·관계 로비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물증이 확보되진 않았다. 일단 P 전 의원 수사에 주력한 뒤 추가로 확인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검찰은 은 씨가 사정기관과 금융권 등에 로비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앉은 자리에서 술값으로 현금 1000만 원을 지불했다”는 소문이 돌았을 만큼 통 크기로 유명한 은 씨는 평소 검찰과 금융감독원 인맥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절에 떡값을 돌리는 것은 기본이고 고급시계와 상품권 등을 수시로 주며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정치권 일각에선 은 씨가 일부 인사들에게 연예인 성접대를 했을 것이란 의혹도 조심스럽게 불거지고 있다. 연예계 마당발로 알려진 은 씨가 술자리 등에 신인급 연기자와 모델을 데리고 나왔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