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팀 “방어력 100%” 영국 보건청 “10주 후 효과 뚝” 연구 시점마다 달라…“N차 접종 불가피” 시선도
문제는 부스터샷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4차 접종을 하고 몇 개월 뒤 다시 5차 접종, 이런 식으로 무한 반복되는 ‘N차 접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구체화되고 있다.
12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호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기존 백신의 오미크론 항체 중화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AZ),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등 4종의 백신이었는데 백신 접종 후 생기는 항체가 오미크론을 어느 정도 중화하는지 테스트한 결과 2차 접종까지 완료했어도 오미크론 바이러스 중화 항체 효능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부스터샷이 희망이었지만 데이비드 호 교수 연구팀은 “충분한 보호 효과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코로나 백신은 인체에서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돌기)에 달라붙어 항체를 유도하는데 이것이 바로 중화 효과다. 오미크론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광범위한 돌연변이로 인해 백신 면역 효능 회피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런 가설이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이다. 연구팀은 “진화하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맞는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런데 불과 며칠 뒤 독일에서 전혀 다른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월 28일 독일 쾰른대학교의 플로리안 클라인 교수 연구팀은 “화이자 백신 접종자나 코로나 완치자의 혈액은 모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중화하지 못하지만 부스터샷 접종 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항체 효능이 완전히 회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메디슨’을 통해 발표했다.
플로리안 클라인 교수 연구팀의 실험에서도 ‘오미크론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광범위한 돌연변이로 인해 백신 면역 효능 회피 가능성이 크다’는 가설은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 2회 접종자의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항체 효능이 1개월 뒤 30%, 5개월 뒤 37%로 나왔으며 코로나 완치자는 1개월 뒤 10%, 12개월 뒤 30%로 나왔다. 오미크론의 확실한 백신 면역 효능 회피가 또 입증된 셈이다.
다만 데이비드 호 교수 연구팀과 달리 플로리안 클라인 교수 연구팀은 백신 2회 접종자나 완치자에게 mRNA 백신을 추가 접종하자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항체 효능이 100%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진화하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맞는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데이비드 호 교수 연구팀과 달리 플로리안 클라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항체 효능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12월 23일에는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부스터샷을 접종하고 10주가 지나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항체 효능이 크게 떨어진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 모더나의 효과는 70%, 화이자의 효과는 45%에 불과한 것으로 그러났다. 이는 UKHSA가 오미크론 확진자 6만 8489명의 접종력 등을 조사한 결과다. 반면 델타 변이의 경우 부스터샷 접종 후 10주 이상 지나도 백신 효과가 80~90% 수준으로 유지됐다.
‘mRNA 백신 부스터샷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항체 효능 100% 회복’이라는 플로리안 클라인 교수 연구팀의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는 듯하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플로리안 클라인 교수 연구팀의 연구는 부스터샷 접종 후 한 달 뒤에 이뤄진 것으로 부스터샷 접종 후 10주를 대상으로 한 UKHSA의 결과와는 5~6주가량의 시간 차이가 난다. 결국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 항체 효능이 바로 회복되지만 2~3개월 뒤에는 다시 그 효과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고 유추할 수 있다.
결국 2차 백신이 접종 완료가 아니며 부스터샷 역시 단순 3차 접종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3차 접종을 하고 2~3개월 뒤 4차 접종을 하는 방식이 무한 반복되는 ‘N차 접종’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은 12월 27일 의료진 150명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작했다. 부스터샷을 가장 빨리 도입한 이스라엘은 2021년 6월 말부터 3차 접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소재 시바 메디칼센터는 12월 27일 “일반인에게 4차 백신 접종이 필요한지 확인하고 항체 생성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면밀히 체크하기 위한 4차 접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4차 접종 검토에 들어가는 등 이런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터라 곧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문가들은 아직 관련 연구 결과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국민들의 조속한 부스터샷 접종을 권유하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N차 접종’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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