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
1위 52승35패(승률 .598) 팀 타율 .280, 팀 평균자책 3.78
#전반기 결산
시즌 초 거론됐던 KIA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선발 투수진이었다. 윤석민, 양현종, 서재응으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 3인과 두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스, 트래비스 브랙클리가 최소 50승은 합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KIA 선발진은 전반기에만 39승을 합작하며 나머지 7개 구단 선발진을 압도했다.
이범호의 가세로 더 강력해진 타선도 시즌 1위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용규, 김선빈이 호흡을 맞춘 테이블 세터진도 65타점을 생산하며 다른 팀 중심타선 못지않은 맹활약을 펼쳤다.
#후반기 팀 운영
기대할 건 여전히 강력한 선발진과 1번 이용규와 3번 이범호의 맹활약이다. 경계할 것은 주전선수들의 부상과 불펜이다. KIA는 시즌 초 대량 부상자가 발생하며 4위권 이하로 추락한 바 있다. 부상전력 선수가 많아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한기주와 김진우가 가세했지만, 여전히 불펜은 압도적이지 못하다.
#후반기 키플레이어
한기주다. 7월 17일 삼성전에서 756일 만에 세이브를 따낸 한기주는 후반기 KIA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한기주가 합류하기 전까지 KIA 불펜은 6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기주의 등장 이후 블론세이브는 ‘0’이다.
#후반기 전망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수를 소화했다. 나머지 7개 구단은 비로 연기된 경기들을 월요일 혹은 더블헤더로 치러야 한다. 체력적인 소모가 크단 뜻이다. 하지만, KIA는 예외다. 부상자가 속출하지 않는 이상, KIA의 정규 시즌 1위 등극은 2009년보다 쉬울 것이다.
2위 46승2무33패(승률 .582) 팀 타율 .260, 팀 평균자책 3.58
#전반기 결산
류중일 신임 감독은 취임사에서 “우리의 목표는 정규시즌 1위”라고 강조했다. 일부 야구인은 “초보 감독의 치기 어린 발언”으로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삼성은 전반기 내내 KIA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였다.
KIA 다음으로 많은 승리를 챙긴 탄탄한 선발진과 8개 구단 최고의 불펜진이 ‘지키는 야구’를 실천했다. 최형우, 박석민 두 중심타자와 배영섭, 김상수 등 젊은 야수들의 맹활약도 삼성엔 호재였다. 그러나 기존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퇴출당하며 사실상 ‘용병 덕’은 보지 못했다.
#후반기 팀 운영
지난해까지 ‘뚝심’의 대명사는 두산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 ‘뚝심의 야구’는 삼성이 펼쳤다. 7회까지 뒤진 39경기 가운데 9경기에서 역전승했다. 반면 7회까지 앞선 37경기에선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기에도 삼성은 최형우, 박석민, 배영섭 등을 중심으로 타선이 가동될 것이다. 투수진 역시 차우찬, 윤성환이 선발진을 이끌고, 안지만과 오승환이 뒷문을 책임질 것이다.
#후반기 키플레이어
새로운 외국인 투수 덕 매티스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매티스는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퇴출당한 가도쿠라 겐을 대신해 삼성 선발진을 이끌어야 한다.
#후반기 전망
전반기는 전임 선동열 감독이 차려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는 정도였다. 후반기는 다르다. 기존 외국인 선수가 모두 퇴출당했고, 선발진의 위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타선 역시 7월 타율이 2할3푼5리를 기록할 만큼 침체다. 류중일 감독의 지도력과 새로운 외국인 투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확실한 1위 아니면 확실한 추락이 예상된다.
3위 42승34패(승률 .553) 팀 타율 .265, 팀 평균자책 3.41
#전반기 결산
SK는 신들이 모인 올림포스 신전이 아니고, 김성근 감독 역시 제우스가 아니다. 이 팀에게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바라는 건 욕심일지 모른다. 하지만, SK는 SK였다.
시즌 중 김광현이 빠지고, 송은범이 11번의 선발등판 가운데 단 한 번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하는 부진 속에서도 3위를 지켰다. 김재현의 은퇴와 박경완의 공백을 고려하면 3위조차도 경이로운 기록이었다.
#후반기 팀 운영
전반기 SK 선발진이 책임진 이닝은 경기당 4.4이닝이었다. KIA의 5.6이닝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후반기에도 선발 약세는 이어질 듯하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고든이 투입됐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SK는 게리 글로버와 고든을 중심으로 확실한 선발 없이 경기 상황에 따라 투수진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타선은 최정과 이호준의 어깨가 무겁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최정만이 유일하게 3할 타자라는 게 SK의 엄혹한 현실이다.
#후반기 키플레이어
김광현이다. 최근 뇌경색 안면마비에 걸렸던 것으로 알려진 김광현은 일본 후쿠오카에서 재활 중이다. 김 감독은 “9월 이전 1군에 합류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김광현의 재활 속도가 빠르면 8월 중순에도 마운드에 설 수 있다. 그렇다면 SK 선발진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김광현은 여전히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다.
#후반기 전망
SK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76경기를 소화했다. KIA, 삼성보다 각각 11, 5경기를 덜 치렀다. 1위 KIA와의 승차가 4경기 차임을 고려하면 잔여경기가 많은 SK가 후반기 분발하면 1위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SK 선수단은 김광현 사건을 계기로 똘똘 뭉치고 있다.
4위 41승41패(승률 .500) 팀 타율 .270, 팀 평균자책 4.09
#전반기 결산
전반기 가장 놀라운 변화를 보인 팀은 LG였다. 6월 12일까진 그랬다. 단독 2위를 달렸다. 역대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레다메스 리즈와 수준급 왼손 투수 벤자민 주키치는 10년 넘게 LG를 괴롭히던 ‘외국인 투수 불운’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SK 이적생 사이드암 박현준도 전반기에만 10승을 따내며 전해와는 완전히 다른 LG 선발진을 일궈냈다.
이병규와 조인성, 박용택 등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전반기 말미 부상자가 속출하며 LG는 4위로 내려앉으며 롯데, 두산의 추격을 받았다.
#후반기 팀 운영
선발진 운용은 전반기와 같을 것이다. 문제는 불펜이다. 전반기 LG는 7~9회에 무척 약했다. 피안타율은 2할7푼4리로 롯데 다음으로 높았고, 평균자책은 4.34로 롯데, 한화 다음으로 위험했다. 불펜진이 그만큼 약했다는 뜻이다.
박종훈 감독은 불펜진 운용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기존 선발투수 가운데 한 명을 불펜진에 넣을 수도 있다. 타선이 회복하려면 부상자들이 빠르게 1군으로 복귀해야 한다. 5개월간 진행됐던 기나긴 훈련으로 지친 선수들이 후반기에 얼마나 힘을 낼지도 관건이다.
#후반기 키플레이어
트레이드 대상자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7월 31일이다. LG는 마무리 투수와 왼손 셋업맨을 찾고 있다. 누가 LG 유니폼을 입느냐에 따라 후반기 LG의 운명이 바뀔 것이다.
#후반기 전망
7월 들어 LG는 5승9패로 부진했다. 팀 타율은 2할3푼1리로 8개 구단 가운데 최악이었다. 하지만, 박용택과 이택근 등 주전 야수들이 돌아오고, 불펜이 안정을 찾는다면 시즌 초처럼 좋은 분위기를 탈 수 있다. 후반기가 시작하는 7월 26일부터 8월 4일까지 두산, 삼성, SK와의 9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5위 38승41패(승률 .481) 팀 타율 .274, 팀 평균자책 4.45
#전반기 결산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5월 10일까지 7위였을 땐 후자였다. 타선은 침묵했고, 투수들은 동네북 신세였다. 그러나 7월 들어선 전자였다. 9승5패를 기록하며 LG에 2경기 차로 추격했다. 전반기 종료 시점의 분위기만 보면 롯데가 LG를 앞선다.
#후반기 팀 운영
크리스 부첵의 합류로 롯데 선발진은 두터워졌다. 홍성흔, 조성환 등 베테랑 타자들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롯데 특유의 선발 야구와 두려움 없는 타선이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기와 달라진다면 불펜이 될 것이다. 불펜진의 변화가 시급하다.
#후반기 키플레이어
전반기 롯데의 팀 도루는 63개. 8개 구단 가운데 7위였다. 그러나 후반기엔 김주찬이 있다. 부상을 우려해 1군 복귀 이후 3번의 도루만 시도했던 김주찬은 후반기 “많은 도루를 시도할 것”이라 벼르고 있다.
#후반기 전망
2007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롯데는 후반기에 늘 강했다. 올 시즌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롯데 선수들은 8월 이후 야구하는 법을 안다. 부상자가 대거 돌아왔다는 건 롯데엔 행운이다. 그러나 여전히 뒷문이 허술하다는 건 롯데의 치명적인 불운이다.
6위 34승2무41패(승률 .453) 팀 타율 .264, 팀 평균자책 4.22
#전반기 결산
시즌 전 가장 많은 야구전문가가 두산의 우승을 점쳤다. 그러나 두산은 가장 많은 사건에 휘말리며 7위까지 곤두박질 쳤다. 임태훈은 마운드에서 사라졌고, 김경문 감독은 정든 벤치를 떠났다. 전반기를 6위로 끝마쳤지만, 4위와의 승차가 4경기 차다.
#후반기 팀 운영
김선우, 더스틴 니퍼트 원투펀치의 위력은 수준급이다. 이용찬, 페르난도 니에베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고창성, 김강률, 김승회,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나쁘지 않다. 부상에 시달렸던 김동주가 중심타자로 복귀했고, ‘내야진의 지휘자’ 손시헌도 복귀를 준비 중이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2007년 한국시리즈 진출 때의 두산을 재현하려 노력할 것이다.
#후반기 키플레이어
이용찬의 선발 합류와 임태훈의 1군 제외로 두산은 전반기 내내 마무리 부재에 시달렸다. 이때 그나마 마무리로 제 역할을 해준 이가 정재훈이었다.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정재훈은 후반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 불펜엔 경험 많은 리더가 필요하다.
#후반기 전망
두산의 한가지 위안은 ‘더는 내려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부상자가 속속 복귀하면 8월 대반격도 가능하다. 이제 두산에도 제 기량 이상을 펼칠 이른바 ‘미친 선수’가 등장할 때가 됐다.
7위 36승47패(승률 .434) 팀 타율 .247, 팀 평균자책 5.21
#전반기 결산
“어째서 우리가 8위란 말이냐. 한화와 우리를 비교하지 마라.” 시즌 전 넥센을 8위로 지목했을 때다. 넥센 고위관계자는 몹시 불쾌해했다. 5월 20일까지 한화는 분명히 8위였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순위가 바뀌었다. 한화가 7위로 올라선 것이다. 6월 21일엔 두산을 제치고 6위까지 올랐다. 7위팀 사령탑이지만, 한대화 감독이 “야왕”소릴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후반기 팀 운영
투수진과 타선 운용은 전반기와 같을 것이다. 불펜진 운영이 다소 달라질 터. LG에서 트레이드돼 온 김광수가 필승조 셋업맨으로 뛸 가능성이 크다. 장성호, 최진행, 카림 가르시아로 이뤄진 중심타선의 위력도 더 강해질 것이다. 신인 유창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후반기 키플레이어
류현진 말고 누가 있겠는가. 왼쪽 등 어깨뼈 통증으로 재활 중인 류현진은 후반기 선발로 복귀할 예정이다. 양훈, 김혁민, 안승민, 장민제 등 젊은 투수들이 호투하는 가운데 류현진의 복귀는 팀의 6, 7승 이상을 좌우한다.
#후반기 전망
올 시즌 한 감독은 “순위보다 승률 4할 이상이 목표”라고 천명했다. 전반기 흐름만 보면 후반기에서도 승률 4할 이상은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다 한화의 젊은 투수들은 류현진을 제외하고 올 시즌이 첫 풀타임 시즌이다. 8월이 고비다.
8위 30승47패(승률 .390) 팀 타율 .251, 팀 평균자책 4.50
#전반기 결산
가장 가난한 구단이다. 그러나 2007년 창단 이후 꼴찌를 경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엔 8위였다. 팀 타율은 한화와 동률, 평균자책은 0.75나 한화보다 낮았지만, 3경기 차로 꼴찌에 머물렀다. 젊은 투수진의 성장은 제자리였고, 베테랑 타자들이 즐비한 타선은 힘이 없었다.
#후반기 팀 운영
전반기보단 팀이 안정될 것이다. 타율 2할대 초반을 맴돌던 강정호는 7월 타율이 무려 4할5리였다. ‘퇴출 1순위’로 꼽혔던 코리 알드리지와 베테랑 이숭용도 7월 타율이 각각 3할2푼3리와 3할5푼7리였다. 장기영과 김민성이 서서히 살아나는 것도 좋은 뉴스다. 김시진 감독은 전반기 때와 똑같은 투수진 운용을 할 것이다. 어차피 대안도 마땅치 않다.
#후반기 키플레이어
포수 허도환이다. 넥센은 지난해보다 포수가 약점으로 꼽혔다. 기존 포수들은 타격은 그런대로 나쁘지 않으나, 포수로서의 능력은 늘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허도환은 파이팅이 넘치는 포수다. 투수 리드가 좋고, 도루저지율이 2할6푼9리로 괜찮은 편이다. 여기다 기용횟수가 늘수록 타율도 좋아지고 있다.
#후반기 전망
전반기 마지막 4경기에서 4승을 쓸어 담았다. 반전의 분위기는 갖춰졌다. 타선만 터진다면 한화를 추격할 수 있다. 물론 전제는 있다.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지날 때까지 구단 고위층이 통장 잔액을 보는 대신 그라운드에만 집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