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종로 보선-박영선 서울시장’ 시나리오 대두…김 후보 “전혀 고려 안해” 일축
여권발 ‘김동연 카드’가 급부상했다. 발단은 한층 거세진 안풍(안철수 바람)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지지도가 치솟자, 제3지대 인사인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의 몸값도 덩달아 뛰었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여권발 김동연 카드는 범보수 진영이 군불을 지피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의 맞불 성격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김동연 카드’ 효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전문가는 “누구도 대세를 형성하지 못한 지금 국면에선 1%가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의 거취가 대선의 중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변수는 공천 퍼즐이다. 여권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물밑에서 김 후보 측과 접촉하고 있다. 당 인사들은 ‘김동연 카드’에 대해 “3·9 서울 종로 보궐선거뿐 아니라, 차기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로 쓸 수 있다”고 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오는 6월 1일에 열린다.
판은 깔렸다. 앞서 무공천을 시사했던 민주당은 1월 10일, 3·9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기로 했다. 서울 종로 지역은 설 연휴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의도 안팎에선 “사실상 공천 쪽으로 기울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동연 카드의 위력은 ‘차별화가 가능한 문재인 정부 인사’라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첫 번째 경제 컨트롤타워였던 김 전 부총리는 임기 내내 부동산 정책과 소득주도성장론 등을 놓고 청와대와 각을 세웠다.
그는 1월 9일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 “(당시 청와대) 모 핵심 인사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에 대해 차익 100% 과세를 언급했다. 대통령에게 보고하던 중 고성이 오갔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언급한 청와대 인사는 장하성 전 주중대사와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정태호 민주당 의원 등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운 김 후보와 연대한다는 것은 ‘저격수 한 명을 없애는 것’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도 외연 확장도 민주당이 노리는 효과다. 보수진영 한 관계자도 “김 후보와 손을 맞잡는 쪽이 캐스팅보트인 중도 표심을 자극할 것”이라고 했다.
안풍이 거세진 직후 여권 움직임도 한층 빨라졌다. 박영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은 1월 9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품이 넓은 민주당이 되기 위해선 김 후보를 품을 수 있는 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묶인 관계다. 애초 민주당 지도부가 콕 집은 카드는 김 후보자였다. 하지만 영입 막판 김 후보자가 고사하면서 박 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민주당 수도권 중진 의원은 “당시 난색을 표했던 박 위원장은 인물난이 해소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카드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당 일각에선 김 후보자가 민주당에 입당하면, ‘김동연 종로 보선-박영선 서울시장’으로 퍼즐이 맞춰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지율 1%에 불과한 김 후보자의 위력이 과대 평가됐다”는 반론도 끊이지 않는다. 김 후보자는 여권발 러브콜에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윤지상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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