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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정태풍 몰고오나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 인사청문회에서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미리 제작한 차트를 이용해 답변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던 지난 8월 4일 서초동 검찰청사는 숨죽은 듯 고요했다. TV를 통해 청문회를 지켜보던 한 검찰 관계자는 “(한 후보자가) 여러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고 자평한 뒤 “한 후보자가 업무를 시작하고 서울중앙지검장, 중수부장 등이 새로 발탁되면 그동안 청문회 준비와 수뇌부 공백 등으로 ‘잠정 스톱’했던 주요 범죄 수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장은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이 유력한 가운데 신종대 대검 공안부장, 김홍일 대검 중수부장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고 중수부장엔 이득홍 서울고검 차장과 최재경 사법연수원 부원장, 홍만표 대검 기조부장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휘부 인선이 마무리되면 한 후보자는 본격적으로 대형 비리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년간 상당한 자료를 수집해 놓고 있는 대기업들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의 검찰 관계자는 “10대 그룹 중 한두 곳이 포함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여기엔 검찰총장 직속부대인 중수부가 ‘선봉’에 선다. 사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중수부가 실시한 대기업 수사는 내부적으로도 회의적인 평가가 우세할 만큼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번번이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중수부 폐지론이 제기되자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차라리 이 기회에 중수부를 없애고 수사 권한을 일선지검으로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개점휴업’ 상태였던 중수부가 지난해 10월 C&그룹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활동을 재개할 때에도 일부 기업들이 수사 명단에 오르내린 바 있다(<일요신문> 963호 참고). 그러나 당시 수사는 여러 요인들로 인해 여의치 않았고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초점을 맞추면서 또 다시 대기업 사정은 뒤로 늦춰졌다.
그 이후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들의 수천억대 불법대출과 영업정지 전 부당인출 등과 관련된 수사에 나섰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부산저축은행 수사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핵심 피의자들을 놓쳤을 뿐 아니라 의혹의 핵심엔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수부 ‘역할’을 놓고 조직 안팎에서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한 후보자로선 대기업 수사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중수부의 한 관계자는 “한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국내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과의 유착설로 곤혹을 치렀기 때문에 재계와 ‘선’을 확실히 긋는 차원에서라도 수사에 고삐를 죌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수부가 이번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큰 만큼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예전에 현대차나 두산 비자금 수사 때 검찰을 지지하는 여론이 얼마나 높았느냐.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중수부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그에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또한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실적 부족으로 질타를 받았던 것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중수부는 그동안 수집해온 파일들을 바탕으로 여러 의혹을 검토한 결과 6~7개 정도의 기업을 추려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신임 중수부장과 합의를 거쳐 한 후보자에게 보고할 방침이라고 한다.
중수부 관계자는 “우리가 단순 기업 비리만을 수사하는 것은 ‘급’에 안 맞지 않느냐. 부산저축은행처럼 (비리) 규모가 크거나 혹은 게이트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 최종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아직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서너 곳이 물망에 올라 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검찰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들이 질적·양적인 면에서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중수부 수사가 가시화될 경우 속전속결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한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접수됐던 비리 사건도 중수부가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과 사정기관 관계자들 말을 종합해보면 현재 중수부 수사 리스트에 올라 있는 기업은 네 곳이다. 이 가운데 세 곳이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는 재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나머지 한 곳은 국내를 기반으로 하는 재계 20위권 그룹이다.
중수부는 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을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 부동산에 투자한 자금 흐름을 쫓다가 드러난 것이라고 한다.
중수부는 지난 6월 중순경부터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 부동산 사업에 쏟아 부은 5000억 원 중 행방이 묘연한 3000억 원의 실체를 추적해왔다. 그 결과 중수부는 3000억 중 일부가 부산저축은행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국내 및 제3국으로 흘러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또한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에 진출할 때 참여정부 인사들이 도움을 줬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중수부는 국내 유수 건설사들이 부산저축은행과 비슷한 방법으로 투자금을 빼돌린 정황을 발견하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두 건설사는 지난 2007년부터 2008년 사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에 수천억 원을 들여 건축물을 지으려 했으나 국내 경기 악화 등으로 인해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했다고 한다.
중수부는 이 과정에서 이 회사들이 PF대출을 해준 금융기관과 짜고서 거액을 횡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지에 투자되어야 할 돈이 국내나 조세회피지역으로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중수부 관계자는 “현지 인력의 도움을 받아 해당 사업장의 PF 대출 및 자금 사용처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는 시행사 임원들과 함께 투자금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이미 이 건설사 부장과 임원급 인사는 투자자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태다. 이밖에 식품, 의약 등의 사업군을 가지고 있는 A 그룹도 비자금 조성 혐의로 중수부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중수부의 대기업 사정이 정·관계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야권에서는 한 후보자가 ‘MB맨’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에서 표적 수사를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인 한 후보자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을 향해 칼날을 들이댈 수 있다는 것이다.
율사 출신의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대통령이 왜 고대 출신 한 후보자를 임명했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 검찰을 통해 선거에 관여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이번에도 중수부가 정치적 행태를 보인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신삼길 지인 ‘A 여인 확보령’ 왜?
‘사진’이 취미라는데… 찰칵 찰칵
얼마 전 정치권엔 한 장의 사진이 은밀하게 유포돼 관심을 끌었다. 불법대출 및 정·관계 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구속·사진) 명예회장과 여권의 한 국회의원이 함께 찍은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이었다. 비록 해당 의원 얼굴에 모자이크가 처리돼 있었고, 복사본이었지만 한눈에 누구인지 알 정도로 선명했다. 직접 그 사진을 봤다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골프장에서 찍은 것이었는데 신 회장과 무척 가까운 사이인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그 이후 여의도에는 이 사진의 출처를 놓고 여러 설이 오갔다. 그중 신 명예회장과 가까운 지인 A 씨로부터 유출됐다는 소문이 가장 유력하게 퍼졌다. A 씨는 신 명예회장이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만나 접대를 했던 강남지역의 한 일식집 여사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화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신 명예회장과 A 씨가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A 씨가 신 명예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일부를 조성했다는 의혹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검찰 및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지인들과 골프를 치러 가거나 고급 음식점을 갈 때 여러 차례 A 씨를 대동했다고 한다. 신 명예회장은 박근혜 전 대표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진석 청와대 전 정무수석, 이웅렬 코오롱 회장, 임종석 전 의원 등 정·재계에 상당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그런데 평소 사진을 즐겨 찍던 A 씨가 이번에 유출된 것 이외에도 또 다른 사진들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자칫 신 명예회장과 같이 찍힌 사진이 공개될 경우 논란이 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정기관들을 비롯해 여러 언론사, 그리고 정치권까지 A 씨를 접촉해 사진을 확보하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검찰 역시 사진이 신 명예회장과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한 고위 인사는 “핵심 피의자들과 참고인들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라 지지부진한 저축은행 수사에서 A 씨는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
‘사진’이 취미라는데… 찰칵 찰칵
얼마 전 정치권엔 한 장의 사진이 은밀하게 유포돼 관심을 끌었다. 불법대출 및 정·관계 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구속·사진) 명예회장과 여권의 한 국회의원이 함께 찍은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이었다. 비록 해당 의원 얼굴에 모자이크가 처리돼 있었고, 복사본이었지만 한눈에 누구인지 알 정도로 선명했다. 직접 그 사진을 봤다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골프장에서 찍은 것이었는데 신 회장과 무척 가까운 사이인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그 이후 여의도에는 이 사진의 출처를 놓고 여러 설이 오갔다. 그중 신 명예회장과 가까운 지인 A 씨로부터 유출됐다는 소문이 가장 유력하게 퍼졌다. A 씨는 신 명예회장이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만나 접대를 했던 강남지역의 한 일식집 여사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화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신 명예회장과 A 씨가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A 씨가 신 명예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일부를 조성했다는 의혹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검찰 및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지인들과 골프를 치러 가거나 고급 음식점을 갈 때 여러 차례 A 씨를 대동했다고 한다. 신 명예회장은 박근혜 전 대표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진석 청와대 전 정무수석, 이웅렬 코오롱 회장, 임종석 전 의원 등 정·재계에 상당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그런데 평소 사진을 즐겨 찍던 A 씨가 이번에 유출된 것 이외에도 또 다른 사진들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자칫 신 명예회장과 같이 찍힌 사진이 공개될 경우 논란이 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정기관들을 비롯해 여러 언론사, 그리고 정치권까지 A 씨를 접촉해 사진을 확보하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검찰 역시 사진이 신 명예회장과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한 고위 인사는 “핵심 피의자들과 참고인들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라 지지부진한 저축은행 수사에서 A 씨는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