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리전’ ‘무소속 후 복당’ 시나리오 솔솔…국민의힘 ‘종로’에 최재형? 대선 판세 따라 요동칠 듯
3월 9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은 △서울 종로 △서울 서초갑 △대구 중·남구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 다섯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월 25일 자당 의원들의 귀책사유로 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청주상당에 무공천을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의원이 사퇴한 대구 중·남구에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서초갑은 여야의 ‘여풍’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정근 서초갑 지역위원장 공천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이혜훈·전희경 전 의원과 정미경 최고위원,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 등 5명이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혜훈 전 의원은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했지만 21대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된 후 동대문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전희경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냈고 21대 총선에서 인천 동·미추홀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현재 서울특별시당 서초구갑 당협위원장이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20대 총선에서 경기 수원무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조은희 전 구청장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최종 경선에서 3위로 탈락했다. 당의 만류가 있었음에도 재보선 출마를 위해 구청장을 사퇴했기 때문에 이번 경선에선 5% 마이너스 페널티를 받게 됐다. 국민의당에서는 안중성 현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가 도전한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에서 국민의힘은 전략 공천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이 ‘정치 쇄신’을 내걸어 무공천 의사를 밝힌 대표적인 곳인 만큼 국민의힘이 상징적인 인물을 앞세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나경원 전 의원이 하마평에 올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무 우선권을 갖고 있어 ‘러닝메이트’를 직접 선정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당내에서는 최재형 전 원장 공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종로의 상징성과 정치 쇄신 요구 등 여러 측면에서 최 전 원장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의 정치 신인 느낌이 주는 신선함과 특유의 안정감 때문에 종로에 어울린다는 평이 내부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최 전 원장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에서 결정한 대로 따르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대선 판세에 따라 후보 대진표가 요동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종로 출마설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종로 전략 공천 결정은 안 후보와 대선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과 맥이 닿는 부분이다. 국민의힘이 안 후보와의 ‘딜’ 조건으로 안 후보에게 종로 공천을 제시할 것이란 의미다.
민주당이 ‘대리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선점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제3지대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김동연 새로운물결당 대선 후보를 지원할 것이라는 얘기도 그 중 하나다. 이재명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뒤, 김 후보가 종로 출마로 선회하는 시나리오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단일화 이후 김 전 부총리 (종로 출마) 얘기는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김 후보 측근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곽상도 전 의원 사퇴로 치러지는 대구 중·남구 지역구는 국민의힘이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계열 무소속 인사들이 대거 출마한다는 점에서 무공천 명분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가 끝난 후 한 석이 아쉬운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뒤를 잇는다.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주성영 전 의원, 임병헌 전 남구청장과 도태우 변호사, 강사빈 전 청년나우 대표, 박정조 대한미용사회 중앙회 부회장 등이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1월 30일 무소속으로의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당이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자 이를 철회했다. 앞서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최고위원 출마로 무공천이 무색해지니 당이 강하게 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민심 악화로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김 전 최고위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 같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백수범 변호사를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백 변호사는 대구 출신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에서 활동했고, 1월 영입 인재 차원에서 민주당에 합류한 인사다. 국민의당에서는 권영현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사공정규 동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출사표를 냈다.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한 충북 청주상당에서는 국민의힘 내부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4선의 정우택 전 원내대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북한 피살 공무원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가 경선을 벌일 예정이다.
국민의힘에 맞설 제3지대 후보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안창현 전 국민의당 21대 총선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장과 김현문 국민의당 충북도당 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안 전 본부장은 탈당계를 냈고,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 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정의당 충북도당은 이번 재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진보 후보가 나올 경우 당 차원의 지지 선언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경기 안성은 국민의힘이 김학용 전 의원을 우선 공천했다. 국민의당에서는 김영성 현 국민의당 안성시 지역위원장이 도전장을 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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