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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물상을 방불케 하는 카페 구름 속의 산책. | ||
강릉대학교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약 10분쯤 차를 달리면 죽헌저수지가 나온다. ‘구름 속의 산책’은 이 저수지 곁에 조용히 앉아 있다. 재즈카페를 표방하는 ‘구름 속의 산책’은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직접 사용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수십 벌의 스키가 마치 울타리처럼 박혀 있다. 스키광인가 싶어 안으로 들어가면 더 놀랍다. 20대부터 15년 넘게 카페를 운영해 왔다는 주인은 어디서 어떻게 모았는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오래된 물건이라면 모두 모아 놨다.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마당 한편에는 장독이 수북이 쌓여 있고, 흙벽의 건물 바깥에는 삼태기, 쟁기, 물펌프, 호미, 고무신, 지게 따위가 빈 공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빼곡히 기대어 있다. 작은 창을 통해 안을 기웃거리다가 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선다. 재즈의 선율이 흐른다. 음악이 흐르는 카페지만, 내부라고 해서 바깥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 계속된다. 붓, 요강, 놋다리미, 화로, 벼루, 괘종시계 등 앉을 자리를 제외하고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도대체 사연이 궁금해 물었더니 카페를 열기 전부터 모아 왔던 것들을 하나씩 놓다보니 지금에 이르렀단다. 카페가 비좁아서 어지러워 보일 뿐이라는데, 그 수준이 아니다.
차를 마시러 들어간 사람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물건 구경에 빠진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주인은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다고 이 카페가 본분을 잊는 것은 아니다. 신문지를 재활용한 주문서를 들이밀며 음료를 고르라는데, 있을 것은 다 있다. 커피는 2500원으로 저렴하다. 맥주는 3500원. 와인과 생과일주스도 있다. 달리 돈에 욕심이 없는지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들이다. 음료를 시켜 놓고 먼지 켜켜이 묻은 물건들을 바라보며 추억을 곱씹고 있노라면 나오는 재즈 음악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길잡이: 영동고속국도 강릉IC→35번국도→과학산업단지 방면→강릉원주대 방면→유턴 후 첫 번째 우측길 따라 계속 직진→구름 속의 산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