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연승 이어 농심배 9연승 질주, 2년 연속 한국 우승 이끌어
2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한국기원과 도쿄 일본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국에서 신진서 9단이 일본의 이치리키 료 9단에게 18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신진서 9단은 2연속 한국 우승을 확정지으며 새로운 농심신라면배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이날 승리로 지난해 6월 8일 이후 이어온 외국 기사와의 공식대국 연승 행진을 28연승(중국 23승·일본 4승·대만 1승)으로 늘린 신진서 9단은 이치리키 9단과의 상대전적도 5전 전승으로 바꿔놓았다.
중국 미위팅 9단과의 첫 대국에서 우여곡절 끝에 재대국을 벌이며 힘들게 출발한 신진서였지만 이후는 오히려 쉬웠다. 특히 25일 열린 커제 9단과의 대국은 이번 농심신라면배 대회의 백미였다. 승부가 결정된 후 커제가 “오늘 나를 상대한 신진서는 과거 나를 상대했던 알파고보다 훨씬 센 것 같았다. 깊은 좌절감에 괴롭다”라고 했을 정도.
이치리키와의 최종국도 내용은 일방적이었다. 초반 우세를 확립한 신진서는 중반 한때 이치리키의 추격을 받았지만 ‘신공지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안전하게 우세를 유지하며 바둑을 마무리 해 이치리키의 항서를 받아냈다.
우승 직후 신진서는 “대국 초반은 마음에 들었는데 마지막에 추격을 허용한 게 조금 아쉽다”면서 “연승을 이어가면서 기세는 좋았지만 피곤함이 쌓였던 것이 이유였던 것 같은데 다행히 시간이 좀 남아 잘 정리할 수 있었다”고 최종전을 돌아봤다. 신진서는 이어 “처음을 너무 힘들게 시작했지만 바둑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농심신라면배 우승으로 부담을 던 만큼 올해 열릴 세계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신진서의 농심배 9연승은 농심신라면배 통산 연승 2위 기록이다. 연승 1위 기록은 1∼6회 대회에서 14연승하며 한국에 대회 6연패를 안긴 이창호 9단이 갖고 있다.
한편 신진서의 활약으로 한국은 통산 14번째 정상에 오르며 우승상금 5억 원을 거머쥐었다. 4연승한 신진서 9단은 2000만 원의 연승 상금도 보너스로 함께 챙겼다.
유경춘 바둑 객원기자 inner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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