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법원은 통상적으로 경제 사범의 경우 채무를 변제토록 하기 위해 피의자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할 것을 권장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이례적으로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만큼 이 씨의 범죄가 돈의 액수를 떠나 엽기적이고 비윤리적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모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제비남 이 씨의 파렴치한 범죄 행각을 들여다봤다.
A 씨는 전남편과 이혼 뒤 공기청정기 회사를 다니며 홀로 자녀 셋을 키울 정도로 당찬 여성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2008년 5월 운명의 남자 이 씨가 찾아왔다. 사업차 처음 이 씨를 만났을 때 그는 보통 체격에 머리가 벗겨진 여느 40대 후반의 남성과 다를 바 없었다.
A 씨는 처음엔 이 씨에게서 별다른 감정을 못 느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씨의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언변에 점차 호감을 가지게 됐다. 결정적으로 A 씨는 자신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건설사 회장이라고 소개하는 이 씨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고 말았다. 이후 두 사람은 연인관계로 발전했고, 중년의 나이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나날을 보냈다. 그렇게 A 씨는 이 씨에 대한 신뢰가 쌓여갈 무렵 자신의 자녀들에게 이 씨를 소개했다. A 씨의 큰딸 B 씨를 만난 자리에서 이 씨는 “내가 대통령과 친척 관계다. 너를 대통령 비서실에 넣어 주겠다”고 속여 세 사람이 함께 면접 연습을 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녀를 감쪽같이 속인 이 씨는 A 씨와 사귄 지 두어 달이 지났을 무렵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씨는 A 씨에게 “우리 회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하고 국가유공자 자격이 있는 것처럼 서류를 위조하면 158.7m²(48평형)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 당신 앞으로 아파트 한 채를 해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그 대가로 “서류 위조에 드는 수수료만 내라”며 선심을 쓰는 척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A 씨는 이 모든 것이 이 씨의 새빨간 거짓말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2010년 6월까지 9차례에 걸쳐 서류 위조 및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총 5300만여 원을 이 씨에게 건넸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이 씨가 말한 아파트 분양권은 소식조차 없고 언제부턴가 이 씨로부터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2011년 6월경부터는 아예 감감 무소식이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A 씨는 그때까지도 이 씨를 믿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시기에 딸 B 씨가 갑자기 집을 나가 살겠다고 하는 등 석연찮은 행동을 보이자 A 씨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결국 A 씨는 이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 씨는 지난 7월 28일 검거됐다. 놀라운 사실은 이 씨가 검거되던 당시 이 씨의 옆 좌석에 B 씨가 함께 동승해 있었다는 점이다. 경찰조사 결과 이 씨와 B 씨는 지난 6월부터 동거를 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가 연락이 끊긴 무렵과 B 씨가 집을 나간 시점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 셈이다.
경찰조사에서 “서로 사랑해서 동거했다”고 당당히 말한 이 씨는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인 것으로 밝혀졌다. 건설회사 회장이라는 것도 모두 거짓이었다. 무직인 이 씨는 A 씨로부터 받은 돈을 갚을 능력도 없었다.
A 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자신에게 사기 친 것도 모자라 금쪽같이 여기던 자신의 딸에게까지 검은 손을 뻗친 이 씨의 파렴치함에 분노를 느꼈다.
이런 와중에 A 씨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 것은 딸의 행동이었다. A 씨의 딸은 대기업 계열사에 취직할 만큼 총명해 A 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딸이 오히려 이 씨를 감싸고 돈 것이다.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A 씨의 딸은 “그 분이 그럴 리가 없다. 그 분은 나의 정신적인 지주다”며 이 씨를 두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 씨는 유치장에 수감된 이 씨를 수차례 면회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중랑경찰서 황경희 경제3팀장은 “보통 경제사범은 불구속 기소되기 마련인데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까닭은 재판부가 사기를 친 액수보다 홀로된 여성과 그 딸을 동시에 농락하고도 반성을 하지 않는 이 씨의 죄질을 매우 나쁘게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훈철 기자 boazhoon@ilyo.co.kr
허걱! 남자 꼬맹이를…
미국에서 엄마와 딸이 소년 한 명을 놓고 수년간 추접한 삼각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 사는 주부 수잔 브룩(49)은 지난 3년간 10대 소년과 불법적 성관계를 맺어온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지난 4월 28일 13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마리코파 카운티 감독관 퓰턴 블락의 부인인 수잔은 지난 2005년 당시 11세 되던 미성년자인 남자 아이에게 선물을 주고 환심을 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수잔은 남자아이가 13세 때 차 안에서 처음 성행위를 한 뒤 3년여간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다 그 사실을 아이 부모가 알게 되면서 지난해 경찰에 체포됐다. 소년은 이로 인해 만성 우울증에 시달리는 등 큰 충격을 받아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세상을 더욱 놀라게 했다. 수잔의 둘째 딸인 레이첼 브룩(18) 역시 이 남자 아이와 몰래 성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훈]
“친절하고 꼼꼼” 호응
최근 여성·노인·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 범죄와 여성 경제사범이 늘고 있어 여성 수사관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번 모녀 사건과 같이 남성 경찰관이 조사하기 민감한 사건의 경우, 자백을 받아내고 구속 수사를 펼치는 데 여경 수사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랑서는 지난 3월 2일 여성 경찰관(8명)으로만 구성된 경제3팀을 발족했다. 지금까지의 활약은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지난 4월 28일경 안 아무개 씨는 가짜 은 매매 사기를 당했다. 이 사건으로 안 씨는 우울증에 식욕감퇴까지 겪었다. 경황도 없고 불안한 가운데에도 안 씨는 신고를 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김희경 경장을 비롯한 경제3팀은 당황한 안 씨에게 차를 내주며 안정을 시킨뒤 차분하게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안 씨의 딸이 “경찰서라면 주눅 들기 마련인데 분위기가 무섭지 않고, 너무 친절해서 어머니가 편하게 말할 수 있었다. 경찰서에 접수되는 사건 치고는 액수가 적은 사건이라 생각해서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런 사건 하나하나 다 꼼꼼히 봐주시고 해결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이러한 사실은 세상에 알려졌다.
경제3팀은 또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에 속아 싸구려 한약재를 250만 원에 샀다”며 경찰서를 찾아 1시간이 넘게 호소하는 권 아무개 할머니의 사정을 모두 들어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황경희 팀장은 “우리 팀은 사건을 ‘털어낸다’가 아니라 ‘치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인드로 일한다. 경찰도 ‘고객 만족’을 외쳐야 할 시대다”고 강조했다.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