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문 노영민, 정권 초기부터 영순위 거론…서울시장 잇단 고배 나경원 국민의힘 히든카드 부상
오는 6·1 지방선거의 또 다른 격전지는 ‘충북도지사’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간 빅매치 성사 여부다. 진보와 보수의 매파(강경파)인 이들이 맞붙는다면, 충북도지사 선거는 서울시장 선거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여권에서 본선행이 유력한 후보는 노영민 전 실장이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3선 연임 제한에 걸렸다. 노 전 실장을 빼면 현재 여권 내 유력한 충북도지사 후보군은 없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노 전 실장이 차기 충북도지사 영순위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왔다”고 귀띔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주중대사를 지냈던 노 전 실장은 정권 초기부터 지역 관리 논란에 휩싸였다. 노 전 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했던 2018년 6월 19일 국내에 머물렀는데, 당시 충북 청주에서 열린 광역·기초의원 출마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지역은 노 전 실장이 3선(17∼19대)을 했던 곳이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3 지방선거) 직후였던 당시 그는 당선자와 낙선자들에게 “초심을 잃지 말아라” “상심하지 말아라”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예정에 없었던 일정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야권 인사들은 대통령 최측근이자 주중대사가 북·중 신밀착 와중에 국내 행보를 펼친 것을 놓고 “자기 세력화에만 관심이 있는 왕실장”이라고 비판했다.
노 전 실장은 적잖은 논란에도 주중대사를 거쳐 2019년 1월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 국내 정치의 물꼬를 텄다. 그는 20대 대선 기간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폐수사를 언급했을 땐 “검찰공화국을 선언한 것” “배신의 칼을 품고 속였다”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당의 충청권 유세 땐 이재명 후보의 옆자리를 지켰다.
국민의힘 히든카드는 ‘보수 여전사 출격’이다. 나 전 의원은 제20대 대선 기간, 3·9 청주상당 재선거에 출마한 정우택 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지역 정가에선 “국민의힘 충북 유세에 나 전 의원이 꼭 있더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보수진영 인사들이 나경원 출격에 베팅하는 이유는 또 있다. 나 전 의원이 충북도지사에 당선된다면, 전국 첫 여성 광역단체장에 오른다. 명분 못지않게 ‘정치적 실익’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나 전 의원이 두 차례(2011년 10·26, 2022년 4·7 보궐선거)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수도권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에선 나 전 의원 이외에 이종배 박덕흠 의원, 경대수 오제세 전 의원,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차관, 신용한 서원대 객원교수 등이 충북도지사 후보군에 올랐다. 지방선거 출마에 따른 현역 국회의원 사퇴 시한은 선거일 전 30일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후보 윤곽은 대선 이후에나 결정될 것”이라며 “결국 대선 결과가 공천 변수가 아니겠냐”고 했다.
윤지상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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