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돈보다 더 달콤한 유혹이 또 있을까. 최근 천안에서 거액의 선불금을 미끼로 여성들을 끌어들여 감금시킨 뒤 성매매에 나서게 한 조직폭력배와 유흥업자 일당들이 대거 검거됐다. 일당들의 덫에 걸린 여성들 중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대생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일당들이 이런 식으로 꾀어 관리하고 있던 여성들만 무려 80명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세상으로 알려진 이들의 범죄는 인간 이하의 행위나 다를 바 없었다. 덫에 걸린 피해여성들은 성매매 노예에 불과했다. 지난 3년간 일당들이 놓은 검은 덫에 걸린 피해 여성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추적해봤다.
천안서북경찰서는 지난 1일 유흥주점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궁핍한 미취업 여성들을 꾀어 성매매를 강요해 이득금을 갈취한 조직폭력배 등 피의자 1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범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업주 A 씨는 상습적인 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구속됐다. 또 업소 총관리인 전무 1명과 부장 마담 8명, 보도방 업주 6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모텔 업주 2명은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조직폭력배 출신인 업주 A 씨는 4년 전부터 천안시 서정동 유흥가에서 고급 룸살롱을 운영해왔다. 기자와 통화한 담당 경찰관에 따르면 업주 A 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천안에서 소문난 조직폭력배 일원으로 본 사건 전에도 폭력 등 전과가 다수 있었던 인물이라고 한다.
A 씨는 최근 3년간 룸살롱을 운영하면서 선불금을 미끼삼아 많은 여성들을 꾀어냈다. 여성들 대부분은 모집책으로 있는 마담들이 연결해줬으며 일부 여성들은 고액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보고 직접 찾아왔다. 최고 5000만 원을 호가하는 거액의 선불금은 여성들을 유혹하는 검은 미끼였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미취업 여성들의 경우, 쉽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이렇게 A 씨의 미끼에 걸린 여성들 중에서는 형편이 어려운 여대생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A 씨가 선불금으로 꾀어낸 여성들만 무려 80명이 넘었다. A 씨는 선불금을 운운하며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했다. 선불금이라는 옥쇄에 갇혀있는 여성들은 감금상태나 다름없었다. A 씨는 이렇게 번 성매매 대금을 여성들로부터 대거 갈취했다.
하지만 피해 여성들의 빚은 줄어들기는커녕 어찌된 일인지 계속 늘기만 했다. A 씨는 손님들의 외상값을 수당에서 차감하는 악랄한 방식을 썼다. 결국 피해여성들의 빚 장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두터워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탈출을 꾀한 여성들은 없었을까. 담당경찰관은 “마담급 여성 중 한 명이 업주들의 횡포를 못 이겨 탈출을 시도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일당들의 손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 여성은 일당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일당들이 안긴 무거운 채무와 폭행의 덫에 걸린 여성들이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현실적으로 없었던 셈이다. 피해여성들의 삶은 성매매 노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천안서북경찰서는 몇 달 전부터 A 씨 일당들의 불법 성매매 범죄에 관한 정황을 입수했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A 씨의 업소에 속한 피해여성 11명과 접촉할 수 있었고, 장기간 조사 끝에 A 씨의 상습 성매매알선 등 혐의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다.
현재 경찰은 추후 69명의 피해 여성들과 관련자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경찰은 A 씨 등 현재 검거된 일당들 외에도 범죄에 개입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폭력조직원들을 추가로 소환해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선불금으로 꾀고 빚으로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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