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통 칼잡이로 명성, 박근혜 정부 때 좌천…문재인 정부와 각 세우며 차기 주자 급부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부친은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다. 어머니 최정자 씨는 이화여대 교수를 지냈고, 여동생 윤신원 씨는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친가는 충남 논산, 외가는 강원도 강릉이다. 윤 당선인은 유년 시절 경제학자의 꿈을 꾸기도 했지만 “더 구체적인 학문을 하라”는 부친 권유로 1979년 서울대 법과대학에 진학했다.
윤 당선인은 대학교 4학년 재학 당시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으나 2차 시험에서 수차례 낙방했다. ‘신림동 신선’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술자리를 워낙 좋아했던 탓으로 전해진다. 9수 끝에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 23기를 수료했다.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대검 검찰연구관과 대검 중수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27년간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 당선인은 검사 재직 당시 권력형 비리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을 맡으면서 ‘강골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노무현 정부 시절엔 당시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노무현의 후견인’으로 불렸던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 수사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특검팀에 파견돼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전면 수사했다.
윤 당선인은 재직 시절 대기업 총수들을 줄줄이 기소해 ‘재계 저승사자’로도 불렸다.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수사가 대표적이다. 당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근무하던 윤 당선인은 현대차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를 이끌었다. 또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일 당시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수사하기도 했다.
이후 윤 당선인은 스스로 ‘운명’이라 칭한 수사를 맡는다.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다. 윤 당선인은 이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으며 박근혜 정권에 칼을 겨눴다. 이 때문에 검찰 수뇌부를 비롯해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빚었고, 끝내 업무에서 배제됐다. 이후 윤 당선인은 2013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외압을 폭로하며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발언을 남겼다.
수사 외압 폭로로 윤 당선인은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검찰에선 ‘항명 파동’으로 좌천됐고, 대구·대전고검 등 한직을 돌아야 했다. 하지만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말 나라를 혼란에 빠트렸던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으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윤 당선인은 박영수 특검에 합류해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를 주도했다.
윤 당선인은 2017년 5월 대전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됐다. 전임 이영렬 지검장에서 다섯 기수를 건너 뛴 파격 인사였다. 윤 당선인은 중앙지검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다. 2019년 사법농단 수사 때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법관 14명을 기소했다.
2019년 6월 윤 당선인은 검찰의 수장이 됐다. 당시 청와대는 인선 배경에 대해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라”고 당부했다. 이후 윤 당선인은 이른바 '조국 사태'를 겪으며 문재인 정권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마찰은 극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와의 갈등은 윤 당선인을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올려놨다. 윤 당선인은 보수진영의 ‘정권교체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결국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임기 전인 지난해 3월 4일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면서 직을 던졌고 4개월의 잠행 끝 대권 도전을 천명했다.
이후 윤 당선인은 11월 5일 국민의힘 경선에선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하지만 ‘정치 신인’ 윤 당선인의 우여곡절은 계속됐다. ‘주120시간 노동’, ‘전두환 옹호’ 등 각종 실언으로 지지율이 하락했고, 당내에서도 ‘불안한 후보’라는 지적이 계속됐다.
경선 승리 후 선대위 구성을 놓고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대립했다. 윤 당선인은 김 전 위원장과 결별을 택했다. 이를 두고 정가에선 정치인 윤석열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윤 당선인은 선대본 규모를 축소하고 전열을 가다듬은 이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나섰다. 윤 당선인은 마지막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최종적으로 당선을 확정됐다. 윤 당선인은 48.56%, 이재명 후보는 47.8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0.73%포인트(24만 7077표)로 역대 최소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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