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등으로 종잣돈 마련 쉽지 않아…총 부채 2000년 같은 연령대의 4.3배
한국은행은 15일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를 발표해 MZ세대와 다른 세대의 소득, 소비 등을 비교한 결과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MZ세대(결혼한 상용직 남성 가구주 기준)의 근로소득이 2000년 동일 연령대의 근로소득의 1.4배로 집계됐다.
소득이 늘어나긴 했지만 X세대(2018년 현재 40∼54세·1965∼1979년생), BB세대(55∼64세·1955∼1964년생)의 근로소득이 2000년 같은 연령대의 1.5배, 1.6배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하진 않았다.
MZ세대의 금융자산도 2001년~2018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취업난 등으로 금융자산 축적을 위한 종잣돈 마련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2012년쯤부터 MZ세대가 수시입출금식 은행예금을 선호하면서 은행예금과 금융자산이 소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총부채는 2018년 MZ세대가 2000년 같은 연령대의 4.3배로 X세대(2.4배), BB세대(1.8배)에 비해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X세대와 BB세대에 비해 소득은 덜 늘어났지만 빚은 크게 늘어났다는 뜻이다.
총부채 증가는 MZ세대가 주택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끌어다 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MZ세대가 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 받은 비율은 34.4%로 X세대(32.1%)와 BB세대(19.6%)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는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상품보다 직접 주식투자를 더 선호하고 금융위기 이후 소비성향을 줄이는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최 연구위원은 “MZ세대가 경제활동의 주력으로 부상되고 있으나 이전 세대와 비교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향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MZ세대의 생활방식, 취향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점검하고, MZ 세대의 소득 증가, 부채 감소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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