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 투자에 따른 실질적인 수혜가 미래에셋벤처투자보다 미래에셋증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관련 펀드에 출자한 금액은 약 2000억 원으로 그룹 전체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반면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투자액은 약 40억~50억 원으로 제시됐다.
그럼에도 주가 반응은 미래에셋증권보다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해 12월 18일 상한가로 장을 마감한 것을 시작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5월 14일까지 모두 5차례 상한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 주가도 상승했지만 상한가로 마감한 거래일은 없었다.
장중 최고가를 기준으로 한 상승률도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더 컸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52주 장중 최고가(7만 700원)는 지난해 12월 17일 종가(1만 960원)보다 545% 높은 수준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5월 6일 장중 8만 7800원까지 올라 지난해 12월 17일 종가 2만 450원 대비 329.3%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스페이스X IPO의 인수단에 참여해 개인·법인 전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종 물량 배분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이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청약한 국내 투자자에게 돌아간 공모주는 0주로 확정됐다. 공모주 미배정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직접적인 손익과 연결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스페이스X 관련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하면서 미래에셋벤처투자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주가는 국내 증시 기준 스페이스X 상장 직전인 지난 12~25일 10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같은 기간 7거래일을 전날 대비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12일 종가 대비 하락률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48.58%, 미래에셋증권이 16.92%를 기록했다.
앞서 주식 전문 유튜버 A 씨는 지난 4월 26일 공개 영상에서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스페이스X 투자 규모가 약 4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음에도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이라는 이름과 ‘스페이스X’라는 서사가 결합해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대표 수혜주처럼 움직였다”며 “스페이스X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실제 기업가치와 직접 연결되는 정도는 제한적으로, (기대감의) 재료가 소멸하면 주가 하락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최근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였다.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2398억 원, 영업이익은 351억 원, 당기순이익은 30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매출 2338억 원, 영업이익 157억 원, 당기순이익 85억 원) 개선된 실적이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약 53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1.4% 증가했다.
향후 주가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투자금 회수와 추가 실적 개선 여부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 업스테이지, AI 반도체 스타트업 하이퍼엑셀·엑시나, AI 광고기술 기업 몰로코, AI 기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 리얼월드 등에 투자했다. 다만 이들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어 단기적인 주가 영향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기업가치, 회수 일정이 확인돼야 실적에 미칠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향후 신규 투자 계획이나 주가 급락에 대한 사측의 평가,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래에셋그룹이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는 사실은 투자 규모를 떠나 상징성이 컸고, 일반 투자자들이 미래에셋과 연계된 상품이나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흥행 요소로 작용했을 수 있다”며 “실제 수혜 규모보다 그룹 투자 서사나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수급이 주가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스페이스X 상장 관련 기대감이 약해진 국면에서는 증권가의 보편적 분석과 객관적 기업 실적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열된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투자 원칙과 기준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