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협의한 적 없어” vs 청와대 “이창용이라고 해서 인선한 것”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3일 문 대통령이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은 총재 후임으로 이창용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창용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역임한 경제·금융 전문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청와대가 한은 총재 인사를 협의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청와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의견을 수렴한 인사’라고 전했다.
한은은 새 정부 재정·거시경제 정책 기조와 연관된다.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은 총재 임기는 4년으로, 차기 한은 총재는 윤 당선인과 임기가 대부분 겹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창용 씨 어때요’ 하기에 내가 ‘좋은 사람 같다’ 그랬다. 그게 끝”이라며 “그것을 가지고 당선인 측 얘기를 들었다는 게 납득이 가느냐”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감사위원 임명 강행을 위한 명분 쌓기”라면서 “(청와대가) 정식으로 당선인에게 (한은 총재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고 (당선인이) 수락하겠다고 하면 (후보자를) 추천하는 상호간 협의나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은 총재 직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 의견을 들어 내정자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철희 수석과 장제원 실장 간 대통령·당선인 회동을 위한 실무협의에서 윤 당선인 측이 희망했던 이창용 후보자를 문 대통령이 지명했다는 것.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 측과) 진실공방은 할 생각이 없다"라며 "(윤 당선인 측에) 한국은행 총재 이름이 언론에 많이 나오길래 두 사람을 물어봤다. 둘 중 누구냐 했더니 (윤 당선인 측이) 이창용이라고 해서 이창용을 (인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창용 후보자를) 검증했냐고 물어보길래 검증은 과거 금융통화위원회 후보로 거론될 때 한 게 있어서 문제없더라(라고 했다)"며 "당선인 쪽에서도 이창용 후보자에게 할 의사 있느냐는 확인했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안으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 일정에도 제동이 걸렸다. 청와대는 당초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앞두고 이 자리에서 한은 총재 자리를 논의해 임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두고 갈등이 시작됐고 한은 총재 인사마저 파열음이 나면서 양측 간 충돌은 격화되고 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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