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속 의원 172명 전원을 대상으로 1차 투표를 한 뒤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10% 이상 득표자들을 추려내기로 했다. 이어 이들을 대상으로 정견 발표를 듣고 2차 투표를 진행,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3차 투표를 실시해 최종 당선자를 선출했다. 따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군은 안규백 김경협 박광온 박홍근 이원욱 의원(선수 및 가나다순)이었다.
당초 정가에선 박광온 박홍근 의원 양자 대결을 점쳤다. 그중에서도 박광온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뽑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박광온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는 등 ‘이낙연계’로 알려져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에는 선대위에서 공보단장을 역임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원내대표 선거는 국민이나 당원, 당직자가 표를 행사하는 선거가 아니다. 의원들이 원내 사령탑을 뽑는 일종의 ‘반장선거’에 가깝다. 박광온 의원은 온화한 성격에 친화력이 있어 의원들 사이에서 평이 좋다. 이에 박광온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광온 의원이 대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원내대표를 맡기에 부적합하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언급했듯 박광온 의원은 이재명 선대위에서 공보단장을 맡았는데 사실상 ‘태업’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에 대한 수많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공보단장으로서 대응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실제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상임고문의 지지자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박광온 의원에 대한 ‘문자폭탄’을 보내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박광온 의원의 장점으로 꼽히던 온화한 성격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계로 알려진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은 이제 거대 야당으로 윤석열 정부와 견제와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개혁성과 선명성을 원하고 있다. 박광온 의원은 온화해서 상대적으로 덜 개혁적으로 보인 것 같다. 이에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 박홍근 의원을 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원조 ‘이재명계’였던 7인회를 중심으로 옛 박원순계와 초선의원 모임 ‘처럼회’, 당내 최대 의원 연구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 회원 일부가 박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함께 최강욱 의원이 관심을 모았다. 초선임에도 콘클라베 방식의 1차 투표에서 10% 이상의 표를 받으며, 박광온 박홍근 이원욱 의원과 함께 1차 투표를 통과한 4명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재선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그만큼 개혁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는 방증”이라며 “이들이 결선투표에서 ‘누가 개혁을 이끌 적임자인가’를 두고 고민해 박홍근 의원을 지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자신의 책무를 정치보복 저지, 민생개혁·입법과제 완수, 정부 여당의 실정 저지 등 세 가지로 꼽았다. 박 원내대표는 선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독선과 불통,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대하는 적대적 태도를 보면 심상치 않다”며 “정치적 보복, 검찰 전횡이 현실화되지 않게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이재명 상임고문의 당내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초선 의원은 “이재명 고문이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후보 시절 국민과 약속했던 민생개혁입법, 정치개혁 공약 등을 실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본다. 이러한 개혁이 이뤄진다면 이 고문의 정치적 재기의 발판이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