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속엔 ‘인간’ 박원순에 대한 평가는 빠져 있다. 잘나가는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로 변신한 90년대 이후 그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겸손하고 리더십이 탁월하며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게 측근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그런데 박원순 변호사의 갑작스런 출마를 두고 그 순수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는 지난 9일 출마를 앞두고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가회동 아름다운 재단과 아름다운 가게를 차례로 방문하고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다. 하지만 재단 기획홍보국에 확인한 결과 박 변호사는 올 1월 아름다운 재단의 총괄 상임이사직에서 물러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재단의 한 관계자는 “올해 1월 박 변호사는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었던 총괄상임이사직에서 이미 물러났다. 그 뒤로는 임시직책(비상임 이사)으로 이름만 걸고 재단 활동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 초에 사실상 재단과는 결별한 상태다. 우리와 박 변호사를 더 이상 결부시키지 말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오래전에 재단 일에서 물러나 사실상 결별 상태임에도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재단을 방문한 것은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박 변호사는 지난 2009년 ‘민간인 사찰 발언’ 때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피소를 당한 이후 블로그나 SNS를 통해 본격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개진해 왔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장 출마도 시민단체 활동을 배경삼아 오랫동안 정치참여 준비를 해온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엄청난 인맥을 자랑하는 그가 ‘정치가형 시민운동가’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임수 인턴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