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매매 멤버십 사이트 ‘A 멤버스’ 메인 화면. |
이러한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서비스와 유사한 마케팅이 성매매 업계에 도입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자는 최근 업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A 멤버스’라고 하는 한 유명 멤버십 사이트를 직접 접속해봤다. A 멤버스는 각종 성매매 업소들과 제휴를 맺고 있었다. 업소들의 종류만 해도 매우 다양했다. 유흥업소의 각종 정보와 광고가 게재되어 있는 기존의 단순 성인정보 사이트들과는 그 성격부터가 확연히 달랐다.
사이트와 제휴된 업소들은 할인혜택을 회원들에게 주는 대신 높은 광고효과를 얻고 있었다. 상호 윈-윈 하는 시스템이다. 강남 일대의 업소들은 물론 인천과 경기 지역 등 전국 단위의 업소들이 제휴업소로 들어와 있었다.
선릉○○, 역삼△△, 길동◇◇과 같이 전국 업계에서도 유명한 1급수 안마방은 물론 최근 성매매의 사각지대로 알려진 ‘오피방(오피스텔 성매매 업소)’들도 제휴사로 등록돼 있었다. 이외에도 간단한 술자리에서부터 성매매까지 이어지는 일명 ‘풀살롱’ 업소들과 최근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전립선 마사지 업소들도 다수 존재했다. 사이트에는 국내에서 횡행하고 있는 대부분 형태의 성매매 업소들이 다채롭게 활동하고 있었다.
A 멤버스에 가입한 회원들은 사이트에 등록된 제휴업소를 이용할 경우 최대 20%의 할인혜택을 받는다. 경우에 따라 포인트도 적립 받을 수 있었다. 우수회원과 추첨행사를 통해 추가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이벤트도 상시 진행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이벤트 미끼를 내건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마케팅 전략과 매우 유사했다.
또한 A 멤버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휴업소들은 멤버십 차원에서의 할인혜택 이외에도 각자 독자적으로 손님을 끌기 위한 각종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다. 고객들이 이용후기를 남길 경우 추가 할인쿠폰을 발행해 주거나 생일을 맞이한 고객들에게 보너스 이용권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자는 회원을 가장한 채 사이트 운영자와 직접 접촉해봤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제휴업소에 필히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사전 예약할 땐 고객님의 A 멤버스 회원 닉네임을 말하라. 그러면 제휴업소 업주가 친절히 안내할 것이다. 할인과 적립은 물론 각종 혜택이 고객님께 돌아간다”라고 친절히 답했다.
제휴업소들은 멤버십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알 수 있을 법한 노골적인 성매매 광고를 게재하고 있었다. 서울시 삼성동 근처에 위치한 한 유명 오피방의 광고를 살펴봤다. 한 차례의 성관계를 뜻하는 ‘원 샷 서비스’, 한 오피스텔에 두 명의 여성이 들어오는 ‘릴레이 2:1 서비스’, 페티시에 심취한 남성들을 위한 ‘스타킹 애무 서비스’ 오럴섹스와 수음을 뜻하는 ‘입싸, 핸플’ 등 입에 담기도 어려운 해당 업소의 서비스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어떤 업소들은 실제 해당업소 여성들의 젖가슴과 각선미를 그대로 드러낸 전라 사진을 게재해 놓고 노골적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사진 곳곳에는 상세한 신체 사이즈와 해당업소 여성의 매력 포인트 등 야릇한 프로필도 첨부되어 있었다.
이러한 성매매 멤버십 사이트는 성매매에 심취한 남성들에게는 천국과 다를 바 없었다. 각종 성매매 업소의 상세한 서비스 정보와 일일 선수 명단은 물론 할인혜택에 포인트 적립까지 혜택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사이트에 게재된 후기를 읽어 보니 대체로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A 멤버스의 한 회원은 후기 게시판을 통해 “어제 강남△△ 업소에 다녀왔다. A 멤버스를 통해 2만 원을 할인 받았다. 할인가라 서비스가 부실할 줄 알았는데 내상(성매매 업소에서 서비스가 부실할 경우 쓰는 업계 은어)을 당하지 않아 좋다. 후기까지 남겨 포인트도 챙겨야 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최근 업계에 등장한 멤버십 사이트의 문제점은 실로 심각하다. 기자는 사이트 개설 초기부터 제휴업소 규모를 면밀히 살펴봤다. 멤버십 사이트 규모는 빠른 시간에 성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휴 업소의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으며 사이트에 가입한 가입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었다.
경찰의 성매매 근절 의지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멤버십 서비스라고 하는 신개념 마케팅으로 무장한 채 성매매에 나서고 있는 업소들의 행태가 기막힐 따름이었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이점에다 성매매 업계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있어 관련 사업은 점점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당국의 조치가 시급해 보였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