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검찰 측 얘기를 들어보자. 박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저격수’다. 특히 법사위 위원으로서 매년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에서 검찰을 곤혹스럽게 해 왔다. 법사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은 “같은 당은 아니지만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로 ‘송곳’ 질문을 한다. 특히 검찰이 주 타깃이었다. (검찰로서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도 “박 의원이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정신없지 않겠느냐. 이번 국감만큼은 조용하게 넘어가기를 바란다”면서 “이왕이면 박 의원이 선전해서 서울시장에 당선되기를 바란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나 경찰은 박 의원의 ‘부재’가 아쉽다는 입장이다. 수사권 조정 등을 둘러싸고 검찰과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는 경찰로서는 전투력이 뛰어난 ‘아군’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박 의원이 행정자치위 소속이었다면 우리도 상당히 부담스러워했을 것이다. 박 의원이 일부러 경찰 편을 들어주는 건 아니겠지만 검찰을 상대로 공세를 가해주기 때문에 어부지리를 얻어 왔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경찰 고위 간부 역시 “박 의원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이 검찰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준 덕분에 검찰과의 대립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박 의원이 계속해서 원내에 남아주는 게 우리로서는 더욱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