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덴마크 등 방역 잘한 국가 더 높은 정점과 빠른 안정세 확인…마지막 변수는 새로운 변이
3월 17일 100만 명당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893.89명으로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정점을 찍은 한국은 5월 4일 기준 978.58명. 949.34명을 기록했던 2월 12일에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 한국의 100만 명당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였음을 감안하면 아직도 유행 규모가 9분의 1가량 더 낮아져야 한다. 지금 추세라면 한 달 이내, 그러니 6월 초엔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본격적인 방역 완화에 돌입했다.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급격한 방역 완화와 새로운 변이의 등장 등으로 재유행이 시작되면 또 다시 유행 규모가 상승 전환할 수 있다. 한국보다 먼저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된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의 향후 유행 규모 하락세를 예측해 본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비교적 빨리 시작돼 정점을 맞은 국가들에선 두 번의 정점을 기록한 국가들이 다수 눈에 띈다. 대부분 한 번 오미크론 정점을 찍고 하락하다 재유행 과정을 겪었기 때문인데 대대적인 방역 완화 영향도 일부 있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스텔스 오미크론의 우세종화다.
한국은 100만 명당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월 17일 무려 7893.89명에 도달하며 정점을 찍었다.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높은 정점을 기록했지만 이보다 더 높은 정점을 기록한 국가들도 있다. 대표적인 국가는 이스라엘로 1월 25일 1만 968.16명까지 치솟았다. 비교적 빨리 오미크론 정점을 기록한 이스라엘은 3월 19일 708.34명까지 급감했지만 다시 재유행 국면에 돌입해 3월 31일 1540.15명으로 두 번째 정점을 찍었다. 그 뒤 하락 전환해 5월 4일에는 272.63명으로 안정세다.
프랑스도 1월 25일 100만 명당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 5436.72명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유행 규모를 보여줬다. 이후 하락기에 접어들어 3월 4일 773.95명까지 내려온 뒤 재유행이 시작돼 4월 12일 1958.55명으로 다시 한 번 정점을 맞았다. 5월 4일 기준으로는 683.99명까지 내려왔다.
이탈리아는 1월 14일 3011.91명으로 오미크론 정점을 찍은 뒤 3월 4일 604.72명까지 하락했다가 3월 24일 1200.42명으로 재유행 정점을 찍었다. 5월 4일에는 838.10명으로 다시 하락했다.
1월 5일 2681.66명으로 비교적 낮은 지점에서 오미크론 정점을 찍은 영국은 2월 27일 398.51명까지 내려가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재유행을 겪으며 3월 21일 1304.62명으로 두 번째 정점을 찍고 다시 하락 전환해 5월 4일 기준 165.50명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최근 비교적 상황이 좋지 않은 국가는 호주와 독일 등이 손꼽힌다. 호주는 1월 13일 100만 명당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235.06명까지 치솟으며 비교적 이른 시점에 오미크론 정점에 도달했다. 2월 22일 730.86명까지 급격히 하락했지만 이후 재유행이 시작돼 4월 2일 2221.67명으로 두 번째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 전환하긴 했지만 하락 속도가 급격히 늦어지며 5월 4일 기준 1569.08명으로 현재는 한국보다 훨씬 유행 규모가 크다.
독일은 2월 10일 2293.15명으로 다소 늦게 오미크론 정점에 도달했지만 3월 3일 1832.15명까지 하락한 뒤 재유행에 돌입해 3월 31일 2997.71명으로 2차 정점에 다다랐는데 유행 규모가 오미크론 정점보다 더 커졌다. 5월 4일 기준 887.07명으로 한국과 거의 비슷한 유행 규모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한 번의 정점을 기록한 뒤 안정적으로 유행 규모가 하락하고 있다. 3월 17일 100만 명당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893.89명까지 치솟으며 매우 늦고 매우 높은 오미크론 정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5월 4일 978.58명까지 내려왔다.
한국과 가장 비슷한 그래프를 보여준 국가는 덴마크로 2월 13일 7970.81명까지 치솟으며 한국과 거의 비슷한 유행 규모를 보여줬다. 그렇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며 5월 4일에는 156.49명까지 내려왔다. 이제 ‘100명 이하’도 멀지 않았다. 베트남 역시 3월 17일 2795.18명으로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에 도달한 뒤 하락 전환해 5월 4일 45.01명으로 매우 안정적인 유행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까지 비교적 성공적인 방역 정책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을 잘 통제해 온 국가에서 더 높은 오미크론 정점이 발견된다. 한국을 비롯해 덴마크, 이스라엘 등이 대표적인 방역 성공 국가였지만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은 기록적으로 높았다. 다행히 정점 이후에는 안정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 국민의 일정 규모가 감염을 통한 항체를 확보해야 대유행이 끝날 만큼 전염성이 큰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성공적인 방역 정책으로 감염자 수가 비교적 적었던 국가에서 더 큰 유행 규모가 확인됐다. 그렇지만 2년 넘게 성공적인 방역 정책을 펼친 국가들인 만큼 비교적 돌발변수에 대한 대처 능력도 뛰어나 유행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선 안정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한국 방역 당국이 적극적인 방역 완화 정책을 도입해 재유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미 실외는 물론 실내 마스크까지 착용 의무를 해제한 다른 국가들에서 방역 완화에 따른 재유행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문제는 새로운 변이다. 최근에는 ‘뉴욕 변이’로 불리는 BA.2.12.1 때문에 다시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터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 역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스텔스 오미크론 재유행이 포착되기는 했지만 통제 범위 안이었다. 게다가 한국처럼 비교적 성공적인 방역 정책을 이어온 국가에서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따른 재유행 규모가 더 안정적으로 통제됐다.
다만 오미크론에 이은 새로운 변이, 순서 상 이름이 ‘파이 변이’가 될 새로운 변이가 언제쯤, 어떤 특성을 갖고 등장하느냐는 여전히 남아 있는 마지막 변수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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