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은 우리와 늘 함께했던 음식이다. 생으로 쌈을 싸 먹기도 하고,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하고 말렸다가 묵은 나물로도 먹으니 늘 밥상에 빠질 새가 없었다.
겨우내 땅속에서 뿌리를 내렸다가 기다렸다는 듯 지천으로 피어나는 각양각색의 나물. 나물과 함께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었던 '나물 민족'의 식생활을 돌아본다.
우거진 수풀 속 세찬 물줄기가 기개를 펼치듯 흐르는 용문산의 한 오지 마을. 고개 너머 1300고지에 다다르면 파릇파릇한 나물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내륙 마을 사람들에게 나물은 생업이자 위로였다.
자연의 기운을 머금은 나물들은 큰 솥에 삶아 고소한 들기름에 무쳐내면 맛도 모양도 다양한 반찬이 된다. 고기가 귀하던 시절 육개장에 고기 대신 넣은 '고비'는 고기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던 나물이었다.
또 '수리취'라 불리는 나물로는 나물 떡을 만들어서 여름 더위를 대비하곤 했었다. 용문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쓴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나물 맛 가득한 밥상을 만나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법송스님의 사찰 나물 밥상, 건강식 나물 밥상 등을 소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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