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송강호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곁에 있던 강동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박찬욱 감독과 차례로 포옹한 뒤 시상 무대에 올랐다. 그는 프랑스어로 "메르시 보꾸(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너무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의 감사 인사에 객석에 앉은 고레에다 감독도 엄지를 치켜들어 보이며 화답했다.
송강호는 이어 "(함께 출연한)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씨에게 깊은 감사와 영광을 나누고 싶다"며 "같이 온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이 트로피의 영광을,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 끝으로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가 칸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밀양'(2007)의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 이후 두 번째다. 아시아 배우의 남우주연상은 '화양연화'(2000)의 량차오웨이(양조위), '아무도 모른다'(2007)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야기라 유야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다.

송강호는 '칸의 남자'로도 불려 왔다.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제59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07년 '밀양'(감독 이창동)이 경쟁부문,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이 비경쟁부문, 2009년 '박쥐'(감독 박찬욱)가 경쟁부문, 2019년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경쟁부문, 2021년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이 비경쟁부문, 그리고 2022년 '브로커'가 경쟁부문에 올라 총 7번 칸 영화제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쟁 부문에 4번 초청된 기록은 한국 배우의 최다 초청 기록이기도 하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해 칸 영화제와의 남다른 인연을 이어갔다.
송강호와 오랜 인연으로 맺어진 박찬욱 감독도 이날 '헤어질 결심'으로 한국 감독으로는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에 이어 두 번째이자 자신의 기록으로는 첫 번째인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난 뒤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멜로 영화다.

이어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며 "이 영화를 만드는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과 이미경 CJ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크루(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한다. 무엇보다도 박해일 그리고 탕웨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고 했다. 이에 박해일은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제57회 칸 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그랑프리(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2009년에는 송강호·김옥빈 주연의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아가씨'로도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나 수상이 불발됐고, 5년 만인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헤어질 결심'은 지난 23일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외신과 평단의 찬사가 이어져 국내 시네필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가디언(THE GUARDIAN)은 이 영화에 최고점인 별점 5개를 부여하며 “박찬욱 감독이 훌륭한 느와르 로맨스와 함께 칸에 돌아왔다. 텐션, 감정적 대치, 최신 모바일 기술의 천재적 활용, 교묘한 줄거리의 비틈 등 너무나도 히치콕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에서 경쟁 부문 작품 가운데 최고점인 3.2점을 받으며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칸 영화제 수상의 주역들은 30일 오후 귀국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