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명 ‘똥습녀’ 임지영 씨가 신내림을 받고 무속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임씨의 법당에 들어서자 차분히 기도를 하고 있는 그를 목격할 수 있었다. 과거 속이 비치는 한복, ‘노골적인’ 가슴 누드 페인팅, 비닐 소재의 투명 바지를 입었던 여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연두색 저고리 한복의 정숙한 의상을 입고 있었다.
“지난해 어머니를 잃고 괴로워하던 찰나 어린 시절 작고한 아버지께서 유명한 예언가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말문을 연 임 씨는 올 초 갑자기 신내림 굿을 받는 꿈을 꿨다고 했다. 임 씨는 “이후 작두를 타고 신엄마로부터 ‘다연보살’이라는 칭호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임 씨는 용궁선녀라는 간판 아래서 점사(점 봐주는 일)를 배우며 하루에 5~7명의 손님을 받고 있다. 용궁선녀의 정확한 위치와 연락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전국에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기자에게도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기자가 임 씨를 인터뷰한다는 소식이 돌자 국내서 내로라하는 몇몇 무속인들이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똥습녀가 진짜 신내림을 받기는 했느냐’는 의문에서였다. 개중에는 “임 씨를 직접 만나게 해 달라. 정말 신을 받았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요청을 하는 유명 무속인도 있었다. 이에 대해 임 씨는 “(무속인이 됐다고 하자) 처음엔 지인들조차 의아해했다. 하지만 진지하게 무속인으로서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고 이내 이해하더라”면서 “그러나 다른 무속인을 비롯한 일반 대중의 경우 당연히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간 임 씨가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이슈메이커였다. 국제적인 주요 스포츠 행사장마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의 벌거벗은 채 나타난 임 씨의 모습에 대부분은 손가락질을 했고 심심풀이 안주거리로 삼았다. 임 씨는 “그동안 해온 게 있어서 그런지 갑자기 무속인이 됐다고 하자 다들 의심부터 한다. 이것 역시 ‘쇼’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시간만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2006년 월드컵 당시 과도한 노출로 화제에 오른 사진. |
이에 “앞으로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점을 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임 씨는 “내림굿을 받고 나서부턴 똥습녀 임지영의 삶을 철저히 억제하고 있다. 클럽도 안 가고 옷도 제대로 갖춰 입는다. 앞으로 정숙한 옷을 입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타인의 답답한 마음을 달래주는 무속인의 삶을 살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야한 옷을 입게 되면 남자 손님들에게 일종의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게 임 씨의 설명이다.
끝으로 기자가 “보통 연예인 사주와 무속인 사주가 비슷하다던데 그래서 당신도 그렇게 된 건가”하고 묻자 그는 “아무래도 대중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연예인과 무당은 한 끗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동안 대담한 노출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어느 정도 연예인 사주가 있어서 그런 것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오직 무속인으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 주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