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1일 10살 정우(가명) 엄마는 다급한 연락 한 통을 받았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던 정우(가명)가 의문의 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목격자들은 동급생 친구인 현준(가명)이가 정우(가명)의 등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고 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한 뒤 괴로워하는 아이를 옆에 두고 정우(가명) 엄마는 황당한 말을 듣게 됐다고 한다.
정우(가명)가 엎드려 있었기 때문에 아이가 걸려 물통을 떨어뜨렸을 뿐 고의는 절대 아니라는 현준(가명) 엄마의 말이었다.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안에는 사고 당시뿐만 아니라 두 눈을 의심케 하는 다른 모습들도 있었다. 사고 발생 전부터 현준(가명)이가 정우(가명)를 괴롭혔고 정우(가명)가 자리를 이동하는 순간 현준(가명)이가 달려와 뜨거운 물을 부은 것.
물이 순식간에 쏟아지면서 정우(가명)는 심재성 2도 화상 진단을 받았다. 등 전체의 2/3 화상을 입고 2주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심각한 피해였다. 그런데 그런 아이를 두고 정우(가명) 가족에게 믿기 어려운 일들이 닥쳐오기 시작했다.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어 기어 다니는 정우(가명)가 화상 입은 당일 욕설과 폭행을 행사해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우(가명)가 엄마와 함께 퇴원하는 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한 남자가 나타나 협박과 고성을 지르며 정우(가명)와 엄마를 쫓아오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정우(가명) 엄마는 이사 계획까지 세웠다.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현준(가명)이 부모가 있었다. 이들과 만남을 시도한 제작진. 어렵게 만난 현준(가명)이 부모는 오히려 제작진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이다. 두 가족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두 달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날에 머무른 채 덧나고 있는 10세 놀이터 화상 사고의 전말을 따라가 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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