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전 사장은 2015년 10월 인천관광공사 2급 경력직(처장)에 해당하는 MICE사업처장 채용을 앞두고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부하 직원이었던 김 아무개 씨를 선발하려 했다.
하지만 김 씨가 채용 자격 기준에 미달하자 김 씨의 경력에 맞게 채용공고를 변경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기존 인사 규정상 2급 경력직 채용 자격 기준은 ‘기업체 등에서 부장급으로 3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는 자’다. 그러나 김 씨는 이 자격요건에 미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황 전 사장은 황 전 사장은 인사담당자에게 ‘국제교류협력 및 국제회의유치 관련 분야 10년 이상 경력이 있는 자 또는 관련 분야 팀장 이상 관리자로 5년 이상 경력이 있는 자’로 바꾸도록 관여했다는 것이다.
결국 김 씨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에 응시해 서류심사 응시자 9명 중 1등으로 통과한 뒤 면접 심사 대상자 5명 중 1등으로 최종 채용됐다.
검찰은 황 전 사장이 위계를 사용해 서류·면접위원의 심사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1심은 황 전 사장이 서류·면접위원의 업무를 방해한 건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장이 인사 규정에 정해진 자격 기준과 다른 자격 기준을 정해 채용을 공고했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위계에 의한 인사담당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사장은 직원 채용 여부에 관한 결정에 있어 인사담당자의 의사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이어 공사 인사담당자들이 “황 전 사장이 김 씨를 채용하려고 강요나 강압적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도 고려됐다.
검찰은 항소심 과정에서 황 전 사장이 서류·면접위원뿐 아니라 인사담당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공소사실도 추가했다. 하지만 2심 역시 황 전 사장의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판결에 이상이 없다고 보고 무죄를 확정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