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 우리 곁의 바다 ‘화성·시흥·안산’ 추천
요트 성지에서 흰 돛에 몸을 맡기는 '화성 전곡항'. 흰 돛을 내린 요트가 망망대해에 떠 있는 풍경, 광고에서나 볼 법한 이국적인 장면이다. 굵직한 요트 대회를 개최한 전곡항에는 ‘서해안 최대 마리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마리나는 일종의 요트 주차장, 즉 요트와 모터보트를 댈 수 있는 항만 시설을 말한다.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서해안에 마리나가 들어선 까닭은 화성 서신면과 안산 대부도를 잇는 방파제가 마리나 옆에 있어 파도가 늘 잔잔하고 일정한 수심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전곡항에는 최대 200척의 요트와 보트가 항해를 마친 몸을 누인다.
새파란 하늘 아래 하얀 요트들이 나란히 정박한 풍경은 프랑스 남부의 호사스러운 휴양지를 연상시킨다. 무료로 개방하는 전곡항 마리나 클럽하우스 전망대에 오르면 약 6만 6000㎡(1만 9965평) 규모의 항구가 한눈에 담긴다.
전곡항에 왔다면 요트 체험을 빼놓을 수 없다. 전곡항 여행스테이션 요트·보트 매표소에서 여러 업체가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비교 후 예매할 수 있다. 요트 한 대에 한 팀만 승선하는 프라이빗 요트는 최근 더욱 인기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2022년 경기도 구석구석 관광 테마골목’사업의 일환으로 ‘전곡항 낭만선셋 요트 투어’ 상품을 야놀자에서 예약 가능토록 구성했다.
요트에 오르면 전곡항이 점점 멀어지고 미지의 세계가 열린다. 오른쪽에는 누에섬과 탄도항이, 왼쪽에는 제부도가, 정면에는 끝없는 바다가 펼쳐진다. 키를 잡고 요트를 조종할 수도 있고 뱃머리에서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아볼 수도 있다. 선상 낚시, 갈매기에게 새우 과자 주기 등의 체험도 잇따른다.
전곡항에서 차량으로 15분 남짓 떨어진 제부도는 썰물 때면 바닷길이 열려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섬이다. 물때에 맞춰 차로 입도하던 과거는 이제 끝. 2021년 말에 개장한 서해랑 제부도 해상케이블카가 새로운 이동 수단이다. 전곡항 끝자락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는 10여 분 동안 2.12km의 하늘길을 사뿐히 날아 제부도로 향한다. 서해를 발밑에 둔 채 일대 풍광을 둘러보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하늘과 바다와 빨강 등대와 시 ‘시흥 오이도 빨강 등대’. 올해는 오이도가 육지가 된 지 100년이 된 해다. 시흥 서남쪽 섬이었던 오이도는 일제강점기인 1922년, 염전 개발을 위해 섬과 안산 사이에 제방을 쌓으며 육지가 됐다.
오이도를 상징하는 빨강 등대는 뱃길을 안내하는 진짜 등대가 아니라 등대 모양을 한 4층 높이 전망대다. 일대에서 즐길 거리는 세 가지다. 빨강 등대 앞에서 사진 찍기, 빨강 등대에서 일몰 감상하기, 바다를 곁에 둔 둑길 따라 산책하기다.
톡톡 튀는 색감의 빨강 등대는 그 자체로 포토존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넘이는 뭉클한 위로가 된다. 오이도 낙조는 시흥 9경 중 하나, 서해안의 이름난 일몰 명소에도 뒤지지 않는다. 수평선을 두고 맞닿은 붉은 하늘과 서해, 바다 건너 송도 고층빌딩의 파노라마에 감탄이 터진다.
오이도 선착장 풍경을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도보 코스도 있다. 200m 길이의 짧은 탐방로인 황새바위길을 출발해 생명의 나무와 빨강 등대를 지나 오아시스(함상 전망대)에 닿는 2.2km 길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등대 공방 체험도 등대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 준다, 비누 만들기, 사진 꽂이 만들기, 썬 캐쳐 만들기, 유리병 무드 등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네이버 쇼핑에서 ‘오이도 등대 공방’을 검색하면 예약이 가능하다.
가족을 위한 정다운 바다 ‘안산 방아머리 해변’. 가족이 함께하기 좋은 바다를 찾고 있다면 안산의 방아머리 해변이 답이다. 대부도 북쪽에 자리한 방아머리 해변은 서해안 나들이 명소이자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바다다. 2022년 6월 첫 주에만 9000여 대의 차량이 찾았다. ‘방아머리’라는 지명은 일대 지형이 디딜방아의 방아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생긴 지명이다.
해변으로 향하는 길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대부도 진입로인 시화방조제는 왼쪽에 시화호, 오른쪽에 서해가 펼쳐져 답답한 가슴이 확 트이는 드라이브 코스다. 바다 위를 직선으로 가르는 11.2km 길을 지나면 곧바로 방아머리 해변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가족끼리 정다운 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이들이 물장구치며 놀 만큼 수심도 얕은 편이다. 물놀이하던 해변이 썰물 때가 되면 진득한 갯벌로 변해 해수욕과 조개잡이를 두루 즐길 수 있다.
사전에 물때 시간표를 확인하고 가면 좋다. 해변 뒤편을 둘러싼 울창한 솔숲,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는 풍광 또한 서정적이다. 사람들은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담그고, 바다를 껴안은 백사장을 거닐고, 갯벌에서 바지락을 잡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다를 누린다. 물놀이 후 출출한 배는 해변 옆 방아머리 먹거리타운에서 채운다. 거리를 따라 음식점 수십 개가 모여 있는데, 주로 바지락 칼국수와 조개구이, 해산물을 낸다.
해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는 그랑꼬또 와이너리가 있다. 대부도 포도 농장 40여 개와 조합을 이루어 20여 년째 와인을 빚는 곳이다. 개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토요일에 진행하는 양조장 견학과 와인 테이스팅, 편백 족욕기에서 발의 피로를 푸는 와인 족욕 등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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