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녀와 일대일 흥정? 알고 보면 알선조직 소속…가출팸 여성에 ‘걸려’ 갈취·폭행 당하기도
‘신종’이라는 말이 붙은 만큼 뭔가 달라진 듯한 인상을 풍기고, 실제로 사전에 성매매 조건을 논의하는 과정 등이 다소 달라지긴 했다. 그렇지만 다르게 보이도록 포장이 됐을 뿐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기존 조건만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각종 SNS를 통해서도 이런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는데 아무래도 가장 주된 창구는 랜덤채팅이 가능한 채팅앱이다. 성매매 의사를 가진 여성과 성매수를 원하는 남성이 채팅 등을 통해 의사 타진을 한 뒤 정한 조건을 바탕으로 만나 성매매를 하는 방식이다.
반면 신종 조건만남은 기존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조건을 사전에 합의한다. 예를 들어 시간과 장소, 비용 등은 물론이고 어느 수위와 방식으로 성매매를 할지까지 미리 정한다. 신체접촉의 한계와 성관계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이 본인이 응할 수 없는 행위의 한계 등을 미리 조건으로 내건다.
조건만남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윤락업소 성매매 여성이 아닌 일반 여성과 채팅을 통해 조건을 조율해 은밀히 만나 성매매를 한다는 데 있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윤락업소 포주 등 성매매 알선 조직이 대거 그 시장을 잠식했다. 오피걸 운영 성매매 조직이 조건만남까지 함께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만큼 조건만남의 위험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랜덤채팅이나 SNS를 통해 성매매 관련 접촉이 이뤄질 때 남성들은 성매매 여성과 직접 연결이 된 상황으로 여기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조건만남이 일대일로 이뤄지는 성매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성매매 알선 조직이 연루돼 있다. 성매매 알선 조직에 아예 랜덤채팅 전담 직원이 따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 남성인데 여성인 척 채팅을 이어가며 각종 조건을 협의해 성매매를 위한 약속을 잡는다. 이후 성매매 알선 조직에서 성매매 여성을 차에 태워 약속된 장소로 데려가고 다시 데려온다.
성매매 여성과 일대일로 접촉해 성매매를 했으니 그 자리에서 단속만 당하지 않으면 됐다고 여길 수 있지만, 개인정보와 채팅 내용 등은 고스란히 성매매 알선 조직의 장부 등에 남는다. 이후 해당 성매매 알선 조직이 경찰에 검거되면 당연히 성매수남들도 수사 대상이 된다.
더욱 심각한 상황도 있다. 가출팸 등 미성년자인 10대들이 그룹을 이뤄 성매매 조직을 결성한 경우다. 이런 경우 성매매 자체보다는 이를 기반으로 한 다른 범죄가 목적인 경우가 더 많다. 조건만남을 빌미로 성매수남을 모텔 등으로 부른 뒤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집단폭행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한 먼저 샤워를 하라고 한 뒤 지갑과 휴대폰 등을 훔쳐 달아나는 일도 잦다. 최근 가출팸이 급증한 주된 원인이 조건만남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사실 조건만남의 위험성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성매수남들도 이런 피해를 조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신종 조건만남은 덜 위험하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최근 신종 조건만남이 큰 인기를 끄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기존 조건만남과는 뭔가 다를 거라는 착각이다. 신종 조건만남에선 채팅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이 “저는 이런 일 처음이라 이러저러한 건 절대 못해요” “다른 요구 없이 간단하게 차에서 만나요” 등의 얘기를 자주 한다. 성매수를 원하는 남성들이 상대가 윤락여성이 아닌 돈이 급한 일반 여성이라고 속아 넘어가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 조건만남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성매수남들도 ‘차간단’ ‘고페이’ 등의 은어를 활용하는 신종 조건만남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오인하게 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사실 별다른 차이가 없는 조건만남인데 단속을 피하려 성매매를 암시하는 은어가 계속 새롭게 등장하고 있을 뿐”이라며 “애초 성매매 자체가 불법인 데다 이런 조건만남은 미성년자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아 단속되면 훨씬 무겁게 처벌받는다. 게다가 협박, 절도, 폭행 등의 범죄에 연루될 위험성도 여전하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심지어 이런 신종 조건만남은 교묘한 상술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전 채팅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이 신체 접촉 및 성관계에서 자신이 응할 수 없는 사안을 여럿 조건으로 내건다. 우선 이런 구체적인 조건은 성매수남이 상대방을 성매매 알선 조직이나 가출팸 등에 속한 여성이 아닌 정말 돈이 급해 어쩔 수 없이 성매매에 나선 일반 여성 개인으로 오해하게 만든다.
이후 직접 만나 성매매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성매수남이 사전에 응하지 못한다고 조건을 내건 행위를 요구하면 다시 흥정이 이뤄진다. “이건 정말 못할 것 같은데 돈을 얼마 더 주면 도전해보겠다”는 식으로 말해 약속한 비용에서 추가 금액을 받는 방식이다.
요즘에는 아예 성매매 알선 조직에서도 이런 방식을 적극 활용한다. 애초 사전 채팅 과정에서 이를 전담하는 직원이 일괄적으로 응할 수 없는 조건을 몇 가지 얘기해 성매매 의사를 밝힌 남성이 더 빠져들게 만든다. 이후 성매매에 투입되는 윤락여성이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추가 흥정을 벌여 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물론 이런 흥정에 성매수남이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뭔가 더 요구하면서 추가 비용은 지불하지 않으려 할 수 있고, 돈을 더 준다는 약속과 달리 성매매가 끝난 뒤 이를 묵살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다툼이 생겨 여성을 폭행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일대일로 만나 이뤄지는 불법 성매매의 위험성이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은 되레 화를 부를 수 있다. 혼자 온 것처럼 보이지만 밖에선 성매매 알선 조직의 조직원이나 가출팸 일행이 그런 돌발 상황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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