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금융부문 ‘역성장’ 위기…적극적인 운용 전략 필요 목소리
국민연금기금 금융부문의 올 4월 말 기준 자산은 918조 6000억 원이다. 3월 말 927조 1000억 원과 비교해 한 달 사이 9조 5000억 원이 쪼그라들었다. 전년 말보다는 29조 5000억 원 줄어든 수치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운용수익률은 마이너스(-) 3.8%다. 국민연금은 2008년과 2018년에도 운용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금융부문 자산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연금보험료 흑자가 운용 부분 손실을 메워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손실규모가 워낙 컸다. 2007년 11.6%였던 주식비중이 지난해 말 44%까지 높아지면서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절대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역성장이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코스피는 5월 이후 13% 더 하락했다. 1~4월의 낙폭 11%를 웃돈다. 환율 상승으로 가격하락 분이 상당부분 상쇄될 수 있지만 미국 증시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금융자산 축소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연금의 올해 연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6.3%다. 4월 말 기준으로 16.6%이지만 5~6월 코스피 하락 분을 반영하면 16.3%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연기금의 국내 주식 순매수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2026년 목표 포트폴리오(중기 자산배분 계획)을 보면 주식 비중이 50% 내외로 현재(43.5%)보다 높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국내 주식을 사는 게 나을 수 있다.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면 향후 원화강세 전환 시 환차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연금 고갈을 피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금융부문 자산 역성장 탈출은 시급한 과제다. 올해 국민연금기금의 연금보험료 수입 계획은 53조 1350억 원으로 지난해(53조 5400억 원)보다 적다. 연금보험료 수입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기금 출범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국민연금연구원 자료를 보면 총 가입자는 2021년 말 2235만 명 수준에서 2022년에는 2207만 명 수준으로 감소하고, 2023년에는 2200만 명 수준으로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자 급증으로 급여 등 연금 지출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적극적인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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