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허브아일랜드 산타마을. |
왜 크리스마스에는 한결같이 눈을 기다리게 되는 걸까? 눈이 없어서 산타클로스가 썰매를 끌고 오지 못 할까봐? 아니다.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내리는 하얀 눈이 짝 있는 사람에게는 사랑을 더 하고, 옆구리 시린 사람에게는 외로움을 지워주기 때문이다. 어쨌든 올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내리길 간절히 바라자.
하늘이 우리의 기도에 대답할지는 미지수. 그 불확실성에 기대기보다 눈을 대신할 또 다른 낭만을 찾아나섬이 현실적인 것 아닐까. 가령 포천 허브아일랜드의 불빛 아름다운 산타마을 같은 것 말이다.
▲ 허브아일랜드 산타마을의 모습. |
허브아일랜드에서 이 추운 계절에 가장 반가운 곳 중 하나는 역시 허브식물원이다. 따뜻한 온기로 훈훈한 데다가 벌써 봄을 맞은 듯한 착각에 들게 만드는 허브꽃들이 만발해 있기 때문이다. 6600㎡(2000평)가 넘는 허브식물원에는 수백 종의 허브들이 가득 피어 있다. 식물원은 모두 4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허브를 보는 마을, 소원길, 하늘정원, 허브꽃가게가 그것이다.
▲ 한 아이가 허브양초 알갱이를 만지작거리는 모습. |
해가 질 무렵이 되면 허브아일랜드는 슬슬 어둠으로 분칠을 하고 불빛으로 연지곤지를 찍어 바르면서 곱게 치장을 하기 시작한다. 허브아일랜드의 건물이며 나무, 조형물에 입혀진 LED 전구 재봉옷에 하나둘 불이 켜지고, 낮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이를 위해 사용된 전구가 무려 700만 개에 달한다. 엉쁘띠빌라쥬가 있는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허브아일랜드는 정말로 화려하다. 암흑 속에 그려진 불빛 그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한 공간은 그러나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것은 하늘정원 뒤편의 산속정원에 있다. 허브아일랜드의 산속정원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완벽히 산타마을로 재단장됐다. 1만 6500㎡(5000평)에 이르는 정원이 온통 불빛으로 물결을 친다.
한귀퉁이에 예수탄생 장면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반대편으로는 빛터널을 지나면 산타가 살고 있는 마을에 다다르게 된다. 캐럴이 울려퍼지고, 순록이 이끄는 썰매를 타고 산타가 등장한다.
이곳에는 산타에게 편지를 보내는 우체통도 있다. 산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되받아볼 수 있는 주소를 적어 보내면 답장이 온다. 피터팬의 존재 유무를 알아버린 것처럼 산타가 없다는 것쯤은 모를 바 아니지만, 여기에서는 왠지 편지를 띄우고 싶어진다.
불빛에 만족했다고 해서 그냥 나오면 안 될 일이다. 베네치아마을과 엉쁘띠빌라쥬, 추억의 가게 등 둘러봐야 할 곳들이 아직 남아 있다. 베네치아마을은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곳이다. 인공적으로 만든 운하로 배가 다니고, 물가로 집들이 서 있다. 프랑스 농가를 재현한 엉쁘띠빌라쥬는 허브체험장이다. 와인, 치즈, 잼, 버터, 양초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추억의 가게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흘러간 시간을 파는 곳이다. 70~80년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물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불량과자, 딱지, 코 묻은 만화책 등 바라보기만 해도 배시시 웃음이 나오는 것들 천지다.
▲ 겨울임을 잊게 만드는 허브식물원. 오른쪽은 허브아일랜드 향기가게에 진열된 허브를 재료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 |
김동옥 여행전문가 tour@ilyo.co.kr
▲먹거리: 허브아일랜드 내에 허브레스토랑, 허브갈비집, 허브빵가게, 허브카페 등 다양한 맛집이 있다.
▲잠자리: 허브아일랜드 내에 정갈하고 아름다운 펜션(031-535-6498)이 있다.
▲문의: 허브아일랜드(http://www.herbisland.co.kr) 031-535-6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