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화성이 어떻게 적들을 방어했는지 보여주는 모형물. 원 안은 화성박물관을 견학하는 아이들. |
화성(華城)은 1794년 1월에 착공해 2년 9개월 만인 1796년 9월에 완공된 성곽이다. 조선 22대 임금 정조가 왕권을 강화하는 한편, 퇴위 후 여생을 보내기 위해 건축한 것이 화성이다. 한양처럼 사대문을 두고 각 문을 성곽으로 이어 그 안에 새로운 도시를 세웠다. 화성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면모를 인정받아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수원화성박물관에는 이 화성에 대한 비밀이 모두 담겨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화성행궁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경수산업도로를 따라 수원시청 방면으로 계속 내려가다보면 창룡문사거리가 나오고 거기에서 우회전 한 후 약 500m쯤 더 가면 박물관이 나온다. 박물관의 외관은 무척 낯익은 모습이다. 2008년 준공된 건물이긴 하지만, 그 모티브를 화성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건물의 중앙에 공심돈 모양의 축조물을 올리고, 측후면을 성곽처럼 쌓은 것이 특히 눈에 띈다. 공심돈은 적의 공격시 방어를 위해 쌓은 망루와 같은 것이다. 전체를 벽돌로 두르고, 군데군데 구멍을 내어 총과 화살을 쏠 수 있도록 설계된 화성 건축물의 백미 중 하나다.
수원화성박물관은 1~2층이 전시관이다. 1층은 기획전시실과 영상교육실, 2층은 화성축성실과 화성문화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1층 기회전시실에서는 ‘도면에 담긴 우리 건축’전이 1월1일까지 열리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전시다. 불국사와 광화문 등 국보급 건축물에서부터 화성이 어떻게 지어졌는지를 보여주는 화성성역의궤까지 귀한 자료들을 한자리에 모아 놨다.
그러나 도면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 화성에 대한 궁금증은 2층으로 걸음을 옮기면 올올히 풀린다.
2층의 화성축성실은 화성을 지은 과정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모형전시를 통해 축성 물자의 이동경로와 재료에 따른 축성방법을 살펴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도시로 발전해 가는 조선후기 수원의 모습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화성축성실 맞은편의 화성문화실은 화성과 관련된 수많은 유물들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화성을 지키기 위해 사용했던 무기와 서북공심돈에서 벌어졌던 전투장면, 화성축성의 공정과 군대배치 지도 등이 여기 있다.
김동옥 여행전문가 tour@ilyo.co.kr
▲문의: 수원화성박물관 031-228-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