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를 빼입고 퇴근길 런웨이에 나선 곳은 동대문구 전농동으로 이곳에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같은 슈퍼가 있다. 알고 보면 슈퍼 안쪽에 구멍을 뚫어 슈퍼와 식당을 연결한 가맥집이다.
'가게 맥줏집'의 줄임말인 가맥집은 구멍가게를 연상시키는 작은 슈퍼에 주로 밥상에서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란다. 특유의 레트로 감성 덕분에 젊은 직장인들의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보통 가맥집은 간단한 안주를 파는 게 특징이지만 이곳은 식당 못지않은 메뉴를 맛볼 수 있단다. 첫 번째 메뉴는 여름 한정 별미 콩국수를 만나볼 수 있다. 서리태를 삶아 직접 콩물을 만드는 게 특징인데 고소하고 시원한 맛에 빠지면 더위도 잊는단다.
또 다른 베스트 메뉴는 주문 즉시 돌돌 말아내는 즉석 김밥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남편 용희 씨(61)가 김밥을 말아내는 것부터 눈에 들어온다. 젊은 시절부터 손재주가 좋다 보니 어느새 김밥 담당까지 맡게 되었다고 한다.
이어지는 야심작은 빨간 맛의 유혹 닭볶음탕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주인장이 직접 시장의 정육점에서 신선한 닭 한 마리를 사와 조리를 한단다.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손님상에 대접하고픈 아내 애영 씨(58)의 철칙이다.
20여 년 전 전농동으로 이사를 오며 슈퍼 안의 단칸방에서 생활했다는 부부. 손님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그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는데 밥맛 좋은 동네 슈퍼의 푸근한 매력에 빠져본다.
한편 이날 '커피 한잔할래요'에서는 하루 500명이 방문하는 파노라마 뷰 녹차밭 카페를 소개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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