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듈과 부품을 각각 떼어내 현물출자 방식으로 새 법인을 만들어도 결국 현대모비스가 100% 지분을 가진 대주주다. 연결재무제표로 이어져 현재와 기업가치 측면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이번 분할의 주요 동기를 사내하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인이 달라지면 현대모비스가 직접 고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 6월 말 기준 현대모비스 직원 1만 1259명 가운데 9136명이 모듈과 부품 소속이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최대주주 등극이다. 정 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20%)인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이 가장 유력하다. 문제는 두 회사 간의 덩치 차이다. 현대모비스 시가총액은 현대글로비스의 3배가 넘는다. 합병하면 정 회장 지분율은 5% 남짓이다. 정몽구 명예회장 보유분을 물려받아도 10% 남짓이다.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현대글로비스의 몸집을 키우거나 현대모비스의 몸집을 줄여야 한다. 유형자산과 직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품과 모듈 부분을 떼어내면 별도재무제표 상 현대모비스의 몸집은 아주 가벼워진다. 상장사 합병 시에는 연결재무제표를 반영하는 주가가 가장 중요하지만 자산가치도 중요하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도 주가와 함께 자산가치가 고려됐다. 자산가치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가능하다.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이 아니어도 사업부문 분할은 의미가 크다. A/S부품과 투자 부문만 남게 되면 현대모비스는 사실상 지주회사에 가까운 형태가 된다. 현대모비스가 실질적 지주사가 되면 정의선 회장 부자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입할 명분을 갖게 된다. 정 회장 부자는 지배력 약화 없이 계열사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현금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정의선 회장 부자가 가진 현대모비스 외 계열사 지분가치는 6조 원이 넘는다. 상속·증여세(약 3조 원)를 납부하고 기아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시가 3조 5000억 원) 대부분을 인수할 만한 액수다. 주식 매각에 따른 양도세 부담도 있지만 앞서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등의 지분을 매각해 수천억 원의 현금을 만들었다. 현대모비스가 지주사 역할만 해준다면 합병 없이도 정 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