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증권 부동산 경기 변동 따른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지주사 “모든 투자 대응 여력 단계별로 관리”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 13조 989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7조 9883억 원 대비 7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684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415억 원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각 계열사가 사상 최고 실적을 시현한 결과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7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2846억 원 대비 32.4%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29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기 침체에 따른 우려감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 경쟁력이 큰 회사로 평가받는데 경기 침체에 부동산 시장의 위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PF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사업성을 검토해 대출을 진행하고 사업 진행에 따른 수익을 되돌려 받는 것을 의미한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1분기 대출채권 연체율이 1.35%를 기록해 전년 동기 0.01% 대비 1.34%포인트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부동산PF 대출 영향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5조 9755억 원으로 2020년 4조 4187억 원보다 35.2%(1조 5568억 원) 늘어났다. 손해보험업계 기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올해도 8조 430억 원까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김한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메리츠화재의 대출채권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채권 비중이 7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다”라며 “중소기업 대출채권 상당 부분이 부동산PF 대출로 구성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여신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또 “부동산 관련 여신 집중도가 높고 고위험 여신 비중이 크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그룹 전반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과중한 상황으로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재무 부담 확대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자산운용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메리츠증권에도 경고음이 내려졌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메리츠증권에 대해 “2021년 2분기 이후 국내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우발부채가 늘어나면서 2022년 3월 말 기준 회사의 총 우발부채는 4조 8000억 원, 자기자본 대비 95.7%를 나타내고 있다”며 “부실자산 처분 진행 상황과 최근 늘어난 우발부채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각 계열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투자의사 결정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만기, 시공사 신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투자건을 선별하고 있다”면서 “최근 시장은 금리 급등 및 부동산 경기 하락기지만 그룹의 보수적인 LTV 및 변동금리 적용 등의 리스크 관리로 대출채권 원금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투자건은 위기 상황시 손실 및 대응 여력 등을 단계별로 마련해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도 지주와 조정호 회장의 주요 과제다. 최근 메리츠자산운용의 존리 대표는 차명 투자 의혹이 불거져 사임했다. 앞서 존리 대표는 지인이 2016년 세운 부동산 관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업체인 A 사에 배우자 명의로 지분 투자한 정황이 불거져 금감원 조사를 받았다. 특히 존리 대표는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동학개미운동’을 이끌면서 ‘메리츠’라는 브랜드를 알린 인물로서 그의 사임은 브랜드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는 이동진 신임 대표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메리츠자산운용 직원이 회삿돈 7억 20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인출했다가 다시 회사 계좌로 돌려놓는 횡령 사건으로 검찰 고발조치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기도 했다. 금융 전문가는 “금융이라는 게 상호 간 약속(계약)으로 진행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존리 전 대표의 사례나 직원 횡령 사례는 메리츠라는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존리 대표 관련 사항은 현재 금융감독원 조사 중으로 불법 여부는 미확정된 사안이며 직원 금전 사고는 자체적 점검으로 적발돼 금감원에 즉시 보고했다”며 “금전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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