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2살 체스 플레이어의 질주, 입문 3년 만에 아시안게임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 동생 김동한과 함께 세계 3대 체스대회 ‘세계유소년체스대회’ 국가대표로도 선발 ‘겹경사’
지난 2월 대한체스연맹 주관으로 열린 제19회 항저우 하계아시안게임 선발전에 출전한 김사랑은 1위 선수와 승점은 같았지만 세부 포인트에서 아쉽게 밀리며 2위의 성적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한다. 개인전은 국가별 2명, 단체전은 5명이 출전한다. 논리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두뇌 개발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마인드 스포츠인 체스는 내년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바둑(3개)보다 많은 4개의 금메달이 수여된다.
마인드스포츠는 보통 수학 영재라 불리는 인재들이 주로 즐기는‘두뇌 게임’으로, 생활체육 분야로 인정받게 되면서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의 주요 종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중 체스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저변이 약하지만 세계체스연맹 회원국은 190여국, 체스를 즐기는 인구는 6억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마인드 스포츠다. 미국 같은 체스 강국에서는 체스를 잘하는 것 만으로도 학교 진학에 매우 유리할 정도로 체스의 위상이 높다.
체스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실력을 보유해 체스 신동으로 불린 김사랑이 체스를 시작한 계기는 3년 전인 2019년 양평동초 2학년인 9살 때 부모님의 권유로 ‘바둑 방과 후 수업’을 듣던 중 우연히 체스 강의를 들으면서 체스에 흠뻑 빠지면서다.
김사랑은 체스 입문 3개월 만인 2019년 전국 어린이 체스대회 등에서 연거푸 1등을 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뽐내며 일찍이 주목받았다.
2021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 개막식 인터뷰에 이어 'KBS2 굿모닝 대한민국‘ 프로그램에 체스 유망주로 출연하였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연소 체스 국가대표 자격으로 인기 수학잡지 어린이수학동아와 인터뷰 후 해당 잡지 체스 코너 연재에 참여하고 있는 김사랑은 “체스 올림피아드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선배들이 하루 10시간 넘게 체스를 두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노력하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실제로 하루 10시간씩 체스를 두며 연습했고, 그런 간절한 마음 덕분에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최연소 국가대표 선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사랑은 “퀸이 가장 강력한 기물이라는 점이 여자 선수인 제게 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스스로 퀸이 되겠다고 늘 다짐한다”면서 “또 체스에는 가장 약한 기물로 불리는 ‘폰’이 상대 진영 맨 끝에 도착하면 다른 기물로 바뀌는 특별규칙이 있는데, ‘약한 존재도 열심히 나아가다 보면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이 담겨있는 것 같아서 좋다”며 체스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체스에서 경기를 끝내는 체크메이트는 왕을 죽이는 게 아니라 왕을 움직이지 못하게 포위하는 것”이라면서 “상대방 왕을 잡으면 오히려 반칙패를 당하는 등 체스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담겨있다”며, 체스가 신사적인 게임임을 강조했다.
# 체스 차세대 기대주 김사랑 “올해 세계대회와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명예 빛낼 것”
김사랑은 “부모님께서 대회 준비 기간 중 매주 20시간 넘는 시간을 체스 학원 앞에서 매일 같이 기다려 주셨다.”면서 “국가대표로 발탁되자 엄마는 기뻐서 눈물을 흘리셨고, 아빠는 최선을 다해서 고맙다는 말씀, 그리고 동생은 함께 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은 있었지만 오랜 기간 항상 체스를 함께 해 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정말 좋아해 주었다.”고 했다.
이어 “정해진 규칙 안에서 문제를 풀고 해결해가는 과정은 학교 공부 특히 수학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체스는 주어진 문제를 풀고 해결하는 두뇌 훈련도 하지만 대국을 하는 과정에서는 상대의 수에 따라 새로운 문제가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서 새로운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며, 체스가 수학 또는 학교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사랑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국내 체스의 인기를 높이는 데 일조했으면 한다”며, 체스에 대한 높은 애정을 나타내고 “또한 동생과 함께 출전하는 조지아 세계유소년체스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한국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로서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 김사랑, 입문 3개월 만에 전국대회 연거푸 금메달…3년 동안 각종 대회 금메달
김사랑은 2021 온라인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 국내 선발전에서 G10(2011, 2012년생 여자부)에서, 동생 김동한은 U8(2013, 2014년생 남자부)에서 각각 1등으로 국제대회 결선에 진출했다.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는 대한체스연맹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평창군 등이 후원하는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마인드스포츠 국제대회다.
앞서 김사랑은 입문 3개월만인 2019년 △제12회 MSO 수원컵 전국 어린이체스대회 여학생1부 최우수상(1위)과 △제2회 아이사랑배 전국 어린이 체스대회 여학생1부 최우수상(1위)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입문 이듬 해인 2020년에는 코로나로 대회가 대부분 취소되는 상황에서도 △온라인 체스 챔피언십 1위(3학년부)와 △온라인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 체스 부분 국내 1위(G10)를 차지했다.
4학년이던 2021년에는 △코리아 주니어 챔피언십 온라인 여성 최강부 3학년부 금상(1위) 2회, △코리아 주니어 챔피언십 온라인 G10 최강부 금상(1위) 5회, △ICOC 코리아 체스 챔피언십 온라인 G10 최강부 금상(1위) 3회, △퀸즈갬빗 체스대회 2011년부 시즌 1,2,3 우승, 온라인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 체스 부분 G10 한국예선 1위, △마인드스포츠올림피아드 세계대회 온라인 국내 예선 G10 1위에 이어 연령·성별 구분 없이 겨루는 △아이체스 스탠다드 대회에서는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22년도에도 김사랑의 체스대회 우승은 계속되고 있다. 코리아 주니어 챔피언쉽 온라인 시즌 1,2 G12 최강부 금상(1위)에 이어 △ICOC 코리아 체스 챔피언쉽 온라인 챔피언부 여성부 금상(1위), △체스래피드 챔피언쉽 G12에서 우승(1위)을 했다. 챔피언부는 최강부 중 1위~3위 입상자만 별도로 참가하는 대회로 최강부 입상자 누적으로 2022년 신설됐다.
이어 2022년 세계유소년체스대회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2022 전국유소년체스선수권 대회에서도 김사랑(G12)은 동생 김동한(U10)과 함께 나란히 1등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오는 9월 조지아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동반 출전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세계유소년체스대회는 세계 3대 체스대회로 세계체스연맹(FIDE)이 공식 주관하는 유소년을 위한 가장 권위 있는 세계대회다. 우리나라에서는 각 부문에서 3명 정도 참가하는데, 선발전 1등만이 조직위로부터 공식 초청되고 숙박비와 식비 전액을 지원받는다.
또한 지난 7월 개최된 △2022 체스 레피드 챔피언쉽에서도 1등 금상(G12)을 받는 등 김사랑은 각종 굵직한 대회에서 금상을 휩쓸며 ‘체스 신동’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 김동한, 누나 김사랑과 함께 세계유소년체스대회 국가대표 동반 출전 ‘겹경사’
누나가 다니던 체스 학원을 함께 방문한 게 계기가 되어 체스에 흠뻑 빠진 동생 김동한(양평동초 3년) 역시 각종 대회에서 누나 김사랑 못지않은 대회 우승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는 누나인 김사랑과도 자웅을 겨룰 정도로 체스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유치원 때인 2019년 △제12회 MSO 수원컵 전국 어린이체스대회 유치부 우수상을 시작으로 △제4회 MSO 분당클럽 체스 레이팅 대회에서는 유치부가 없어 1학년부에 참가해서 금상(1위) 차지 △제2회 아이사랑배 전국 어린이 체스대회 유치부 최우수상(1위), △제21회 MSO 체스 한국대회 유치부 은상을 차지했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김동한은 2020년에는 코로나로 대회가 없어 △온라인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 체스 부분 U8 우수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2학년이던 2021년에는 온라인 대회가 크게 활성화 되면서 △코리아 주니어 챔피언십 온라인 U8 최강부 금상(1위) 8회, △ICOC 코리아 체스 챔피언십 온라인 U8 최강부 금상(1위) 3회, △온라인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 체스 부분 U8 한국예선 1위, △제25회 마인드스포츠올림피아드 세계대회 온라인 국내예선 U8 2위에 올랐다.
3학년인 2022년에도 △코리아 주니어 챔피언쉽 온라인 시즌 1 U8 최강부 금상(1위), △코리아 주니어 챔피언쉽 온라인 시즌 2 U8 최강부 은상(2위), △ICOC 코리아 체스 챔피언쉽 온라인 챔피언부 2013년 이하부 금상(1위), 또 연령·성별 구분 없이 경기하는 대회인 △제13회 아이체스 스탠다드 대회 2위에 이어 △전국유소년선수권대회 및 2022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선발전 U10 우승(1위)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9월 조지아 세계대회에 누나 김사랑과 동반 출전한다.
# 김사랑·동한 남매의 아버지 김세원 원장 “양평에서 체스 꿈나무 육성이 소망”
한편, 실전 경험이 쌓이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는 김사랑·동한 남매가 국제대회 경험까지 더해지면 성장세가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러한 활약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남매의 아버지 김세원 원장(한의학 박사)의 체스 사랑이 주목받고 있다.
양평군 양평읍에서 돔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세원 원장은 3년 전 나란히 체스에 입문한 남매의 체스 수업을 위해 왕복 4~5시간 걸리는 서울 용산에 위치한 체스 학원까지 매주 2~3차례 직접 동행하는 등 체스 교육에 남다른 열의를 갖고 있다.
그러던 중 좀 더 집중적으로 체스를 공부하기 위해 2020년 여름 서울로 이사와 전학을 하게 되었으나 이번에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라는 소기의 성과를 얻은 딸 김사랑이 ‘체스를 처음 시작했던 양평군, 양평동초 이름으로 대회를 나가고 싶다’는 강력한 바램으로 지난 5월 다시 양평동초로 전학을 하게 됐다.
사랑이의 꿈이 ‘국방부 장관’이라는 김 원장은 “양평동초 2학년 때 양평군에서 주최하는 제1회 여운형 스피치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관순 언니에 대해 깊게 알게 되어 감명받고 그 내용으로 스피치 대회에서 초등학생부 2위인 양평군수 상을 받게 되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고, 또 국방부 앞 학원에서 체스를 연마하면서 국방부 장관이라는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이 꿈이라는 동한이에 대해서는 “자연 특히 동물에 관심이 많고 환경에 관심이 많아 관련된 책을 많이 보면서 꼭 자기 힘으로 동물과 자연을 지키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면서 “두 아이의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의 꿈을 키우는데 체스는 가장 큰 마음과 지혜의 무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남매의 장래 희망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세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체스 선진 국가들에 비해 투자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여력이 된다면 양평에 체스가 널리 보급되고 양평이 체스로 유명해질 수 있게 하는 일. 예를 들면 양평체스클럽 같은 것을 만들고 활성화하는 데 일조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아이들의 체스가 우리 가족 모두의 체스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라고 전했다.
작년 12월 TV조선 ‘알맹이’에 출연하여 만성염증 예방법 및 치료법을 소개하기도 한 김세원 원장은 그동안 양평군노인대학 특강과 양평군 보건소 동작교실 지도 등 지역 건강 사업에 참여했으며, 현재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한의원에서 ‘동작요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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