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빈소를 찾은 안철수 원장. 사진공동취재단 |
이재광 정치컨설턴트는 “서울시장 후보 양보와 박원순 지지, 1500억 원대 재산 기부, 총선 불출마 등 자신과 관련된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 안 원장은 목소리를 내왔다. 그런데 유독 대선 얘기만 나오면 입을 다문다. 안 원장 성격상 안 나올 거면 안 나온다고 진작 말했다. 안 원장이 ‘대선직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안 원장은 현재 학교와 회사의 공식 일정을 제외하곤 대부분 지인들을 만나 여러 현안들에 대한 의견들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엔 학계를 비롯해 시민단체, 정치권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몇몇 언론들은 최근 이를 두고 안 원장이 ‘대권수업’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원장 주변에선 ‘확대해석하지 말라’며 부인하는 기류가 많다. 안 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들을 만난 것뿐인데 언론이 조금 앞서나간 것 같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안 원장의 출마 여부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바로 친박계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대세론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올 경우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월 혹은 2월에 출간될 예정인 안 원장 저서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보나마나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겠나. ‘안풍’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책 내용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친박 내에선 안 원장을 최대한 일찍 대권레이스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의 친박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처럼 바람이 불면 아무리 공격을 해도 소용이 없다. 어차피 나올 거라면 안 원장과 박 위원장 양자구도를 빨리 만드는 게 오히려 유리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안 원장은 신비주의에서 벗어나 국민들 앞에 나와 확실히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 유력 대권 주자이니만큼 정치 쟁점들에 대해서도 견해를 내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원장의 멘토로 알려졌었던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 역시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런 식으로 인기도만 유지하고 약간의 준비만 하고 있다가 소위 대통령 후보 선정할 적에 지난번에 박원순 시장 식으로 나와서 ‘나도 나간다’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여론조사하면 안철수가 후보가 될 수 있지 않겠냐하는 착각을 하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