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소행설’까지 불거지자 YG 수사 의뢰 사실 공개…열애설엔 여전히 침묵
개인 사진 해킹의 피해를 주장하는 게 열애설 인정으로 읽힐 수 있는 상황에서 유포자는 도발에 가까운 행동을 이어갔고, 결국 블랙핑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YG)는 경찰에 수사를 정식으로 의뢰했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금도를 넘어 버린 유포자의 행보를 향해 이제 경찰 수사망이 좁혀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사생활 유출과 엮여버린 열애설
BTS와 블랙핑크의 공통점은 두 아이돌 그룹 모두 세계적인 유명세를 확보한 글로벌 인기 그룹이라는 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그룹의 멤버인 BTS의 뷔와 블랙핑크의 제니가 열애 중이라는 소문은 그만큼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들의 열애설은 말 그대로 ‘설’이었다. 지난 5월 누군가의 제주도 목격담과 사진으로 열애설이 시작될 당시부터 침묵으로 일관해온 양측 소속사는 8월 말 시작된 뷔와 제니로 추정되는 남녀의 사진들의 거듭된 유출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사진 속 주인공이 뷔와 제니가 맞다면 이는 사생활에 해당되는 개인 사진이 해킹당해 유출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을 찍는 포즈를 취한 게 대부분 제니였던 터라 제니의 비밀 SNS 계정이 해킹당했을 가능성이 거듭 제기됐다.
열애설은 멤버 개개인의 사생활이라 소속사에서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입장이 가능하지만 SNS 계정 해킹과 개인 사진 유출은 엄연한 범죄 행위로 분명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 두 가지는 하나로 연계된 사안이 됐다. 해킹과 유출을 인정할 경우 사진 속 남녀가 실제로 뷔와 제니라는 해석으로 연결되고, 이는 열애설 인정으로 읽힌다.
그 사이 자신이 해킹 및 유포자라고 주장한 이는 SNS를 통해 거듭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고 그 내용이 언론을 통해 연거푸 보도됐다. 심지어 뷔와 제니의 사진을 유출한 해외 해킹범이라고 주장한 이는 언론과의 텔레그램 채팅을 통해 “제니에게 여러 번 메시지를 보냈지만 한 번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며 “내가 체포될 만큼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면 YG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뮤직에 나를 체포하라고 말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YG “더는 묵과하기 어려운 책임감”
결국 YG는 10월 3일 “제니의 개인 사진 최초 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정식으로 의뢰했다”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내놨다. 이번 공식입장에 따르면 이미 YG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은 9월이다. YG는 블랙핑크 제니의 개인 사진 유포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최초 유포자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소장을 9월에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제니와 뷔의 열애설은 5월 22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뷔와 제니가 함께 있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도 차량 목격 사진이 올라오면서 시작됐지만 이는 목격자가 우연히 촬영한 사진으로 보이며 두 사람을 명확히 특정할 만큼 화질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이후 8월 23일 대기실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뷔가 머리 손질을 받고 제니가 그 모습을 촬영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그리고 연이어 다양한 제니의 개인 사진이 유출됐다. 이처럼 8월 말 제니의 개인 사진 유출이 시작되자 YG는 바로 모니터링에 돌입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YG는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식 수사 의뢰가 해당 사진 속 남녀가 실제로 뷔와 제니라는 사실로 연결되면 자칫 열애설 공식 인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사 의뢰 전까지 사진 속 등장인물은 제니와 뷔로 추정되는 사람들에 불과했다. YG 역시 공식 입장에서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그동안 관련 언급과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계속되는 YG와 하이브의 침묵이 엉뚱한 루머로 연결되는 상황이었다. YG가 수사 의뢰 등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를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면서 ‘감춰야 할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뉘앙스의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늘 음모론은 루머로 발전하고 루머는 급속도로 확산된다. 게다가 아이돌을 둘러싼 루머는 진위 여부와 무관한 비난과 인신공격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YG는 경찰 수사 의뢰 사실을 공개해 더 이상의 논란을 방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YG 역시 공식입장을 통해 “최근 개인 사진으로 촉발된 루머 양산, 비난, 인신공격, 성희롱, 사생활 침해가 무분별하게 이뤄져 더는 묵과하기 어려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이에 법적 대응 사실을 밝히고 상황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열애설을 야기한 제니 개인 사진 유출 논란은 YG의 침묵을 통해 더욱 상황이 악화됐고 결국 YG 내부 소행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라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직원 등 YG 내부에 해킹 및 유출범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게 YG가 경찰 수사 의뢰 사실을 공개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끝까지 YG는 열애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이는 하이브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가요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린 현실적인 대응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열애설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은 두 그룹 팬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에서 벗어난 행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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