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방 업주와 여성 접객원 연루 마약파티? 연예계는 물론 유흥업계도 초긴장
연예 관계자들은 이번 돈스파이크 검거가 본격적인 연예계 마약 수사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9월 중순 이상보 마약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만 해도 연예계에선 대대적인 연예계 마약 수사와 무관한 사안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이상보 사건은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을 투약했을 뿐 마약 사건은 아닌 것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실 연예계가 주목해온 곳은 검찰이다. 최근 검찰이 대대적인 연예인 마약 수사에 돌입했다는 소문 때문이다. 사실 검찰 마약 수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2021년부터는 ‘500만 원 이상 밀수 사건’으로 제한됐고,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 아예 마약 관련 직접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와 관련한 시행령 개정안’이 검수완박 법안을 무력화하면서 검찰의 마약 직접 수사권이 제한 없이 회복됐다. 반면 경찰은 경찰대로 검찰의 직접 수사 없이도 경찰이 충분히 마약 수사를 전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최근 몇 년 새 마약 범죄가 급증하면서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닌 상황에서 검찰과 경찰이 경쟁적으로 마약 수사에 집중하는 것 분명 좋은 방향이다. 다만 연예계에선 화제성이 강한 연예인 마약 수사에 성과를 내려고 검찰과 경찰 수사력이 집중되는 거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경찰이 돈스파이크를 통해 비로소 대대적인 연예계 마약 수사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기본적으로 이번 사건은 돈스파이크가 은밀히 혼자 불법 투약을 한 상황이 아닌 지인들과 호텔 파티룸을 빌려 함께 투약한 사건이다. ‘집단 마약파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만큼 사건 확장성이 크다. 당시 호텔 파티룸에 함께 있었던 제3의 인물로 시작해 이들이 다른 장소에서 다른 누군가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까지 사건이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해준 공급책이 검거되면 이들이 마약을 공급한 또 다른 마약사범도 대거 드러날 수 있다.
대부분의 마약 수사 방식은 이처럼 피의자의 진술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확대된다. 돈스파이크 역시 호텔 파티룸에서 함께 마약을 투약한 여성 접객원이 별건의 마약 투약 사건으로 체포된 뒤 진술 과정에서 혐의가 특정돼 검거됐다.
현재 사건의 중심은 연예인 돈스파이크다. 돈스파이크는 1996년 포지션 객원 피아노 연주자로 데뷔한 뒤 작곡 및 편곡자로 활동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인으로도 맹활약했고 각종 먹방을 선보이며 미식가로도 명성을 얻었다. 이후 레스토랑 등을 오픈하며 요식업 사업가로도 활동해왔다. 작곡가, 방송인, 요식업 사업가 등으로 활동해온 터라 연예계에서 상당히 탄탄한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인맥이 자칫 마약 수사 대상으로 변질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더 이상의 연예인 불법 투약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검찰로 송치된 뒤 사건이 확대될 여지도 남아 있다. 기소권과 구형 권한을 가진 검찰에선 마약 수사에서 암묵적으로 이뤄지는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까지 활용해 돈스파이크를 비롯한 사건 관계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관련 진술을 이끌어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돈스파이크 사건은 유흥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함께 마약을 불법 투약해 같은 날 구속된 인물이 ‘보도방’ 업주 A 씨(37)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보도방 업계는 코로나 시국을 거치며 급성장했다. 불법 영업을 이어가는 룸살롱에 여성 접객원을 보내주는 것은 물론 호프집이나 일반 음식점에 여성 접객원을 남성 손님들의 일행처럼 보내 술자리 접대와 ‘2차’를 하는 편법까지 활용해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모두 해제되며 오히려 수익원이 줄어든 보도방 업계가 최근 집단 마약파티를 몰래 주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유흥업계에서 흉흉했다.
강남의 한 룸살롱 사장은 “돈스파이크 사건의 실체는 정확히 모르지만 호텔 파티룸에서 보도방 업주와 여성 접객원들을 데려와 함께 불법 마약 투약을 했다는 정황은 최근 유흥업계에 돌고 있는 소문과 유사한 구조”라며 “돈스파이크가 평소 친분이 있는 인물과 함께 마약을 투약했는데 우연히 보도방 업주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도방 업주가 주도한 자리에 돈스파이크가 온 것이라면 같은 방식으로 보도방 업주가 주도한 다른 자리에 참석한 불법 투약자들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유흥업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의 룸살롱 사장은 “보도방 업주나 여성 접객원이 유흥업계 관계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유흥업소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벌어진 일로 유흥업계에서 생긴 사건은 분명 아니다”며 “유흥업계는 오히려 손님이 몰래 술에 마약을 타 여성 접객원이 사망한 사건 이후 유사 사건 방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오히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접객원 상당수는 혹시 손님이 술에 마약을 몰래 타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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