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패배 이재명 탓” 보고서 나온 후 노웅래 사퇴 압박…친명 인사들 대거 입성, 이재명 그립 강화 관측
이재명 대표 측근 인사들이 민주연구원에 합류하면서 당 안팎에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김용 전 선대위 조직본부장, ‘이재명의 입’으로 불렸던 박진영, 현근택 전 대변인 등이 최근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 특히 김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직접 인정했던 복심 중 한 명이다. 사퇴 압박에 시달렸던 노웅래 민주연구원장은 유임된 상태지만, ‘이재명 라인’과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셈이다.
민주연구원은 민주당 싱크탱크로 선거를 비롯한 당의 주요 전략을 세우는 곳이다. 민주당의 내로라하는 전략통들이 원장직을 맡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복심으로 꼽혔던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대표적이다. 양 전 원장 이후 2021년 6월 송영길 전 대표 체제 아래 노웅래 의원이 민주연구원장에 올랐다. 민주연구원 이사장은 당대표가 당연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8월 28일 이후 이재명 대표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가에선 22대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가 민주연구원에 대한 그립감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연구원은 그동안 친명계와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행보를 해왔다. △당원청원제 도입 △욕설·문자폭탄 행위 제재 △비공개 투표 등을 통한 당론 결정 △젠더 폭력·성비위 위반 사건 절차 마련 등 민주연구원이 발표한 10대 혁신안에 대해서도 이 대표 측은 껄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민주연구원이 발간한 ‘6·1 지방선거 평가보고서’는 이 대표를 지방선거 패배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 보고서에서 민주연구원은 이 대표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송영길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한 것을 두고 “대선 패배 책임자들의 공천 등 공천 실패가 민주당의 패배 요인이었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민주연구원은 △쇄신 부재 △민심·당심 괴리 △전략 실종 등을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민주연구원은 민심과 당심이 괴리된 현상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민주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강성 지지자들의 득세로 대화와 토론, 타협의 정치 실종, 건강한 다수가 민주당을 멀리하는 주요 요인이 됐다”며 “문자 폭탄과 폭력적 언어의 적대적 행위가 당내 만연해도 지도부는 여전히 이를 양념처럼 방기해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발표 후 노 원장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사퇴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엔 ‘당원 무시하는 노웅래 민주연구원장 사퇴하라’, ‘내부총질하는 노웅래 민주연구원장 사퇴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표 지지 모임 ‘사이다 이재명’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노 원장 사퇴론이 빗발치고 있는 상태다.
친명계 내부에선 이번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민주연구원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이 대표 측 인사들의 민주연구원 입성에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연구원은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이랑 차원이 다르다. 문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만 봐도 그렇지 않나. (민주연구원이) 민주당에서 엄청난 역할을 하는데, 이 대표가 총선에서 손발 맞는 사람을 미리 심어두는 건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전했다.
노 원장은 임기 완주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민주연구원을 둘러싸고 내홍이 불거질 수도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 친명계 일각에선 올해 안엔 민주연구원장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 원장 측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불만을 직접 표하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고, 그런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민주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원장님의 입맛에 따라 뽑아내는 것도 아니고 여론조사, 전문가, 패널 조사 등을 다 종합해 나온 결과라서 그것에 대해서 원장이 관여하지 않는 것이 맞다”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에 대해서 외부에서 불만이 있다고 해도 그건 원장이 안고 가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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