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이 펼쳐진 김제의 평야를 단거리 달리기 하나로 점령한 대식구가 있다. 길쭉하게 쭉 뻗은 몸매에 탄탄한 근육으로 순간 최고 속도 60~65km/h를 자랑하는 녀석들은 바로 '휘핏' 패밀리다.
아빠 '해리어스'와 엄마 '미카'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주디스, 딕, 퀴나, 바실이까지 모두 여섯 식구다. 정신없이 달리는 휘핏들을 호루라기 하나로 리드하는 건 녀석들의 보호자 송민수 씨(53)다.
그가 처음 휘핏을 입양한 건 7년 전 파양을 당해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해리어스를 보고 용기를 냈단다. 민수 씨도 처음엔 휘핏이 워낙 특이한 견종인데다 날렵하게 생긴 외모 때문에 사나울 거라는 오해를 했지만 키우면 키울수록 낯선 사람을 봐도 마냥 반가워서 꼬리부터 흔들고 보는 순둥이가 따로 없다고.
게다가 하는 짓은 어찌나 코믹한지 식사 후 트림은 기본, 방귀를 하도 뀌어서 공기청정기는 늘 빨간불이란다.
"귀촌은 온전히 휘핏 때문이에요. 얘들이 뛰는 걸 보면 저도 스트레스가 풀리니까 희생이라고 생각 안 해요."
민수 씨가 연고 하나 없는 김제로 내려온 건 3년 전 봄 해리어스와 미카가 8마리의 새끼를 낳자 도시에서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4마리는 입양을 보내고 나머지는 품기로 하면서 강아지들이 충분히 뛰어놀 수 있는 마당 딸린 집을 찾아 부랴부랴 내려왔다.
전기, 통신 공사가 생업이다 보니 인맥 하나 없는 김제에서는 돈벌이가 수월치 않은 상황. 하지만 휘핏들이 논둑을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을 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고.
폭발하는 에너지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휘핏들의 달리기 본능을 위해 산책은 필수다. 녀석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게 휘핏 집사의 숙명. 실컷 달리고 나서도 집에 들어와서 낮잠 한 번 자고 일어나면 재충전이 되기 때문에 휘핏들의 숙면을 위해선 자기 직전까지 놀이의 연속이다.
도시에선 꿈도 꿀 수 없는 이벤트가 일상이 된 지금 민수 씨와 휘핏 6총사의 유쾌한 해방일지를 만나볼 수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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