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옷 입은 여성 보면 흥분” 보관 중인 360벌 중 카키색이 50벌 ‘수집가’로서 취향도 확고, 경찰도 혀 내둘러
지난 9월 22일, 일본 경찰은 “여성의 비옷을 상습적으로 훔친 신문배달원 요다 요시오 용의자(51)를 체포,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2013년부터 2022년 5월까지 시내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 바구니 등에서 여성용 비옷을 절도한 혐의다. 범행은 상습적이었다. 확인된 것만 무려 115건에 이른다.
범행 동기에 대해 요다 용의자는 “비옷이 내겐 속옷과도 같다”고 밝혔다. 그는 “비옷을 입고 있는 여성을 보면 흥분을 느꼈다”며 범행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이미 시효가 끝나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용의자의 진술에 따르면 “2009년부터 비옷을 몰래 훔쳤다”고 한다. 비옷으로 특정한 까닭을 묻자 용의자는 “속옷과 달리 의심이 덜하다. 피해 신고를 하지 않을 테니 잡힐 위험이 적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햇볕에 말리는 우비가 있으면 훔쳤고, 우연히 취향에 맞는 우비를 입고 있는 여성을 발견하면 조용히 뒤를 따랐다. 이후 여성이 우비를 벗어 자전거 바구니에 널어놓는 것을 지켜본 뒤 훔치기도 했다. 그렇게 모은 ‘수집품’은 집에서 깔끔하게 접어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우비라면 다 좋았던 건 아니다. 일본 매체 ‘주간문춘’은 “요다 용의자가 ‘수집가’로서의 취향이 확고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360벌 중 약 50벌은 카키색 우비였다는 것. 또 “용의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브랜드도 따로 있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인근 주민들에 의하면 “요다 용의자는 존재감이 옅었다”고 한다. “조용한 사람” “스쳐도 인사를 한 적이 없다”고 주민들은 평했다. 비가 온 다음 날이면 몇 벌의 우비를 베란다에 널어 말리는 모습을 기억하는 주민도 있었다.
일상에서는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생활을 했던 것과 달리, 절도 수법은 꽤 대담했다. 수사관들 사이에서 요다 용의자는 ‘우비남’으로 불렸다. 오사카 시내뿐만 아니라 근교까지 피해 지역이 광범위해 경찰이 상당히 애를 태웠다는 후문이다.
한 수사관계자는 “요다 용의자가 미행을 눈치채기도 했다”면서 “당시 절도한 우비를 길거리에 버리고 도망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도둑질은 반복됐다. “그만큼 우비에 대한 집착이 강해 그만둘 수 없는 상태였던 것 같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더욱이 요다 용의자는 훔친 우비를 하나씩 비닐봉지 속에 넣어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상습 우비 절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지바현에서도 여성이 입고 있던 우비 80벌을 훔친 남성이 체포된 바 있다. 체포된 남성은 “어렸을 때부터 우비에 흥미가 있었으며, 우비를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흥분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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