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논란 속 병역특례 폐지 주장까지…병무청도 “보충역 제도 전면적 검토” 입장
10월 17일 하이브가 “방탄소년단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는 공식입장을 밝히자 연예계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매번 제대로 된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했던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 허용 여부가 이번에는 제대로 사회적 논의 대상이 됐지만 결국 무산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배출한 월드스타 BTS를 중심으로 진행된 병역특례 허용 논의조차 무산된 터라 이제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 허용은 불가능한 일이 돼 버렸다는 탄식이 이어졌다.
2018년 하태경 국민의힘(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이 “고전음악 콩쿠르에서 1등 하면 병역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 하면 병역특례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을 당시만 해도 대중문화예술인 병역특례 허용 여론이 상당히 탄력을 받았다. 클래식 등 순수예술인은 병역특례가 가능한데 대중문화예술인은 불가능한 상황이 형평성 문제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드스타 BTS를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진행되면서 연예계에선 이번에야말로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 허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핑크빛 전망이 나왔다. 그렇지만 오랜 논란은 결국 최근 BTS가 멤버 진(본명 김석진)이 10월 말 입영 연기를 취소하고 군 입대 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불가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여파는 당장 순수예술계와 스포츠계로 확산되고 있다. 형평성 차원에서 아예 병역특례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를 허용하는 것이 일반 군 입대 남성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논리는 기존 스포츠스타와 순수예술인의 병역특례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수예술인과 스포츠 선수는 예술체육요원으로 선발되면 보충역으로 복무하는 병역특례를 받고 있다. 이 예술체육요원에 대중문화예술인도 포함하자는 논의가 이뤄졌는데 결국 무산된 것이다.
순수예술계가 2018년 즈음부터 대중문화예술계, 다시 말해 연예계와 비교되며 형평성 논란이 휘말린 상황이라면 스포츠계는 더 오래전부터 논란이 반복됐다. 특히 대표적인 인기 프로 종목인 야구와 축구의 경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이라 대표로 선발되면 병역특례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확실한 금메달을 위해 실력 위주로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데 군 미필 선수 선발에 더 중점을 둔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병역특례라는 확실한 목적성이 사기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있지만 논란은 매번 반복됐다. 이런 까닭에 선수 선발 과정에서 늘 잡음이 터져 나왔고 결국 금메달을 딸지라도 출전 시간이 적은 후보 선수들의 병역특례를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논란들이 수년째 이어진 BTS 병역특례 논란을 거치며 병역특례 대상을 대폭 축소하거나 전면 폐지하자는 주장으로 연결되는 분위기다. 대중문화예술인 병역특례 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서 국방부와 병무청은 꾸준히 반대 입장을 유지했는데 그 근거는 ‘병역자원 감소’와 ‘형평성 및 공정’이다. 이종섭 국방장관은 “병역자원이 급감해서 병역특례 대상자를 줄여간다는 측면, 병역 의무 이행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의 가치가 갈수록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는 점, 또 법률 개정 소요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국방부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방향성 역시 병역특례 대상 축소 및 폐지와 연결돼 있다.
10월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병역특례 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특히 신 의원은 “첨단산업에서 특례를 주는 것은 이제 필요 없다. 민간 인프라가 자라지 못해서 국가가 시장을 육성하고 인센티브를 주던 1960년대 박정희 정부 때 이야기”라며 산업기능요원 폐지까지 주장했다. 대중문화예술계에서 시작된 논란이 순수예술계와 스포츠계를 넘어 산업계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에 이기식 병무청장은 “보충역 제도는 (축소 및 폐지를) 전면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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