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출을 나온 시민들이 연락과 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었고 카카오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이 영업을 못해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 47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국민 앱 카카오톡의 부실한 재난 대응 능력에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카카오는 왜 사고를 막지 못했던 것일까.
카카오의 영향력은 카카오톡을 넘어선 지 오래다. 카카오에서 발표한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T의 누적 가입자 수는 3200만 명, 카카오페이의 누적 가입자 수는 3800만 명에 이른다.
카카오와 그 계열사들은 어느새 교통, 커머스, 콘텐츠, 금융업 등 여러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한 번의 화재로 멈추어버린 일상. 우리 사회는 얼마나 '노란 아이콘'에 의지하고 있는 것일까.
어린 시절의 단칸방 생활, PC방 창업으로 시작하여 대한민국 최고 부자의 자리까지 오르며 '흙수저 신화'로 저명했던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 청년들의 롤모델이었던 그가 야심 차게 내놓은 '카카오톡'은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서비스로 국민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카카오는 단숨에 '국민 앱'으로 떠올랐다.
이후 본격적인 수익화를 추진하며 카카오 모빌리티를 시작으로 다양한 업계에 진출하게 된 카카오. 압도적인 점유율에 소상공인 업계와의 마찰이 이어지며 '카카오 당하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만큼 논란의 중심이 되어 온 카카오가 올해에는 경영진의 대규모 스톡옵션 매각이 밝혀지며 유례없는 주가 폭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월 연내 30~40개 계열사를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던 카카오는 연말을 앞둔 지금까지도 여전히 128개의 국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사회혁신을 외치던 국민 기업의 '카카오스러움'은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
사회 전반의 영역에서 대체 불가한 수준이 된 카카오는 이제 국가기간통신망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국세청, 병무청, 질병관리청 등의 국가기관은 카카오톡을 통해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렇기에 카카오톡이 이번과 같은 통신장애를 일으켰을 때 그 파장은 국가재난 수준에 이른다.
민간 기업이지만 공공의 역할마저 하고 있는 이 거대 플랫폼에 우리 사회는 어느 정도의 책임을 물어야 할까. 이용자가 많다는 이유로, 편리하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카카오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