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은 2009년 재개발사업조합이 설립되었다. 오래된 건물들이 밀집해 있던 이곳은 2013년 이미 사업시행인가(본격적인 재개발사업이 진행되기 위한 인가)가 났다. 그리고 2018년 무렵부터 주민들은 하나둘씩 동네를 떠나고 현재 빈터만 남은 상황이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는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6일 교회 앞 골목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광훈 목사는 이들에게 잔치국수를 대접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이사 갈 예정인 이 교회는 5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이전 보상금으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재개발이 시작되고 보상금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는 몇 년 동안 사랑제일교회 인근 상인들은 점점 힘들어졌다.
그리고 500억 원의 보상에 합의하자고 결정한 재개발조합 총회 날 회의가 끝나고 밖으로 나온 조합원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2020년 교회의 감정평가액은 약 85억 원이었다. 그러나 교회는 더 큰 보상비를 요구하며 건물과 땅을 내놓지 않아 다툼은 법정까지 이어졌다. 세 번의 재판에서 법원은 모두 재개발조합의 손을 들어주었다. 판결대로라면 이미 교회를 비워줬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교회와 재개발조합은 현금 500억 원이라는 보상금으로 다시 합의를 봤다.
그리고 거기에 대토(교회가 옮겨갈 부지)까지 받기로 했다. 이 땅을 포함하면 사실상 교회가 받는 보상액은 총 650억 원에 달한다(2020년 감정평가액 기준). 이렇게 막대한 보상을 받아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교회는 무엇을 근거로 500억 원이라는 보상금과 150억 원짜리 대토 부지를 요구했을까. 사랑제일교회 측 전광훈 목사와 이성희 변호사는 2009년 작성된 "서울시 뉴타운지구 등 종교시설 처리방안"이라는 문서를 근거 중 하나로 내밀었다. 그러나 전 목사가 '조례'라고 주장하는 이 문서는 서울시 내부 지침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
다른 재개발사업에서도 보상금과 관련된 분쟁이 있었지만 해당 지침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조합에게 "빼앗길 뻔"한 교회를 "되찾은" 사랑제일교회. 전봇대 위에 올라가서 순교를 외치며 성전을 수호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들은 법원 집행 노무자들을 폭행하고 화염병과 화염방사기로 교회 주변을 불살랐지만 전광훈 목사는 이것을 정치적 박해와 탄압에 대해 저항하는 것뿐이라 주장해왔다.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의지로 사랑제일교회를 방어한 이 사람들은 과연 누구였을지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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