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보험의 보상 내용은 대개 이렇게 구성돼 있다. △골프장 내에서 발생한 상해로 사망하거나 상해를 당하였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골프상해 △보험기간 중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상해, 실손의료비를 보상하는 교통상해 △라운딩 중 타인의 신체나 재물에 손해를 입혔을 때 보상하는 배상책임 △홀인원시 발생하는 증정용 기념품비 구입비용, 축하회 비용, 골프장 기념식수 비용, 동반 캐디에 대한 축의금을 주는 홀인원 비용 △골프용품에 대한 화재, 도난 및 사고로 골프채가 파손됨으로써 생긴 손해를 보상하는 골프용품손해 등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한 보험사의 골프보험 예시를 보면, 골프상해 1억 원, 교통상해 5000만 원, 배상책임 2000만 원, 홀인원 200만 원, 골프용품손해 500만 원 등에 가입금액으로 연간 보험료는 23만 1130원이다. 단 홀인원 비용은 ‘국내 정규 18홀’ 골프장에서만 해당되고, 골프용품은 증권상 기재된 골프용품에 한해서 보상이 된다.
그런데 최근 골프보험에 들어놓고 홀인원을 조작한 뒤 축하금을 부당하게 청구한 행위에 대한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했다. 그 어렵다는 홀인원을 1년에 5~6회 했다고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범’들이 있다는 것이다.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홀인원 보험금 384억 원, 건수로는 1만 1615건이다. 이 기간 중 3회 이상 홀인원 보험금을 탄 고객은 67명이나 된다. 한 고객은 보험가입 하루 만에 홀인원을 하는 등 1년간 6회나 홀인원을 기록해 3500만 원의 보험금을 탔다. 5개월간 3회의 홀인원으로 2000만 원을 받은 고객은 같은 캐디와 홀인원을 2회 기록했다고 한다. 모두 보험사기로 의심할 만하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다. A 씨는 사업상 골프를 자주 치러가기 때문에 골프보험에 들었다. 골프장에 오가다가 발생하는 교통사고나 골프장에서의 상해, 골프용품 손해 등을 보상받을 수 있고 보험료도 1년에 20만여 원으로 부담 없이 가입했다. 그러던 중 잘 아는 캐디, 동반자와 함께 같이 짜고 홀인원 하였다고 보고하고, 이를 근거로 홀인원보험금 200만 원을 받아 함께 나누어 썼다. 별 탈 없이 지나가자 A 씨는 또 다시 보험사기의 유혹에 빠져 홀인원을 했다고 거짓말하고 보험금을 타냈다. 이를 수상히 여긴 보험사가 신고해 A 씨는 ‘보험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신세가 된 것이다.
골프는 심판이 없다. 스코어도 양심에 따라 자신이 적는 게 원칙이다. 그만큼 점잖고 신사적인 운동이다. 이러한 매너가 필요한 경기에까지 보험사기가 침투한 것은 개탄할 만한 일이다. 모쪼록 ‘양심불량 사기꾼’들 때문에 ‘신사 골퍼’가 가입하는 골프보험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올 봄에는 골프보험 들어 놓고 홀인원 비용 걱정 없이, 파릇한 잔디에서 마음껏 드라이버를 휘둘러보시길…. 운 좋게 홀인원할지 누가 알겠나.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www.kfc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