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는 경상북도 청송군. 일교차가 큰 날씨 덕에 사과가 맛있기로 유명한 이곳에 김호칠(43), 안혜수(41) 부부가 살고 있다. 청송은 남편 호칠 씨의 고향으로 2년 전 귀향을 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인천에서 영어 학원을 운영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학원 운영이 어려워졌고 이를 계기로 노후에 막연하게 꿈꿨던 귀향을 앞당긴 것. 귀향 후에는 부부가 함께 청송의 대표 특산품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부부에게는 자식과 다름없는 가족이 있다. 인천에 살 때부터 함께였던 몰티즈 5마리와 귀향하면서 만난 래브라도 리트리버 '루씨', 시베리안 허스키 '씰비' 까지 7견공이 한집에 살고 있다.
용기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한 산촌생활은 걱정과 달리 장점이 많다는 호칠 씨 부부. 특히 좋은 건 7견공들의 산책로가 집 바로 앞에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부부의 집 울타리만 열고 나서면 드넓은 사과밭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사과 수확이 한창인 늦가을, 부부는 사과 따는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밭에 함께 나와 즐겁게 뛰어오는 녀석들만 보면 피로가 사르르 녹는다. 잠시 숨 고를 때 녀석들에게 갓 딴 햇사과를 깎아 먹이는 것도 피로를 잊게 하는 일이다.
아삭아삭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기쁨은 사과농사가 풍년일 때 기쁨과 맞먹는다고 한다.
남편 호칠 씨가 처음 귀향을 제안했을 때 아내 혜수 씨는 선뜻 결정을 못했다. 도시에서만 나고 자라 시골에서의 삶이 상상되지 않았던 것. 그런 아내 마음을 움직인 건 '몰티즈 5마리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남편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실제로 산촌에서의 생활은 견공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다. 특히 대형견 씰비와 루씨는 마음껏 뛸 수 있는 산이 있어 최고다.
호칠 씨의 견공들이 뛰어오는 사과밭은 사실 호칠 씨 부모님의 밭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짓던 사과농사를 대대로 이어오고 있는 것. 그래서 호칠 씨는 지금도 부모님에게 농사일을 배우고 있다. 당연히 부모님의 집이 호칠 씨 집과 멀지 않으나 좀처럼 아들 집을 방문한 적 없다는 부모님. 이유인 즉 7견공과 한 집에 사는 아들내외가 부모 세대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형견 2마리와 소형견 5마리를 함께 키우다 보니 부부는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했다. 대형견은 남편 호칠 씨가 주로 놀아주고 소형견은 아내 혜수 씨 담당. 특히 루씨와 씰비는 몸집이 커 놀이도구도 많은 편. 뒷마당 전체가 두 녀석의 놀이터가 됐을 정도다. 너무 대형견 위주로 놀이터를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호칠 씨가 이번엔 소형견 몰티즈들의 놀이기구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할 거라는 호칠 씨 부부와 7견공들의 산촌 생활을 만나볼 수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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