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장전담판사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사법제도에 구멍이 숭숭 나 있다”
임종석 전 실장은 3일 본인 페이스북에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됐다. 너무도 뜻밖이고 통탄스러운 일”이라며 “참으로 동의하기 어려우나 영장전담판사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우리가 합의한 민주주의 제도이고, 우리는 이 제도를 존중하며 싸워나가야 한다. 구속적부심을 신청하고 다시 판단을 구해야겠죠”라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흔히들 듣기 좋은 말로 ‘민주주의의 꽃’이라 하는 선거가 많은 취약점을 내포하고 있듯이 ‘민주주의의 보루’라 부르는 사법제도도 사람이 운용하는 것이고 그 보루에는 구멍이 숭숭 나 있다”며 “더 나은 제도를 만들고 더 절제력 있게 행사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겠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언젠가는 깨어 있는 시민의식의 힘으로 검찰의 수사 편의성보다는 피의자의 방어권과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더 엄격하게 존중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확신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12월 2일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서훈 전 실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한 뒤 3일 “범죄의 중대성 및 피의자의 지위 및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추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훈 전 실장은 2020년 9월 22일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북한 총격으로 해수부 공무원이 숨지자 그가 ‘자진 월북’했다는 결론을 정하고, 정부 기관을 동원해 ‘조직적 월북몰이’를 한 혐의를 받는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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