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대학가를 중심으로 보드게임 열풍이 불었다. 할리갈리, 우노, 클루와 같은 다양한 보드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한때 보드게임방이 유망 사업아이템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요즘은 보드게임방이 많이 자취를 감췄지만 일부 보드게임들은 여전히 카페나 놀이방 등에 비치돼 인기가 좋다.
이중 대표적인 보드게임을 꼽으라면 ‘젠가’를 빼놓을 수 없다. 직사각형의 나무 조각을 3개씩 직각으로 쌓아올린 탑에서 하나씩 나무를 빼서 위로 올리는 게임인 ‘젠가’는 규칙도 간단하고 공간도 많이 필요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게임이다. 이 가운데 최근 ‘젠가’를 소재로 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최근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 등장한 ‘젠가’는 3D(입체) 그래픽으로 실감나게 구현한 게임 앱이다. 화면을 터치해 나무 조각을 조심스럽게 빼내고 이를 다시 탑 위로 올리는 것까지 그대로 재현해냈다. 실제 젠가와 마찬가지로 나무 조각을 잘못 선택하거나 빼내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잡아 빼면 탑이 흔들리거나 무너지고 만다.
‘젠가’는 반복해서 즐기는 과정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규칙을 설정할 수 있다. 가령 사람마다 색깔을 정해 자신의 순서에서는 반드시 지정된 색깔의 나무 조각을 빼내거나 시간제한을 두어 신속하게 빼내도록 했다. 여러 사람이 같이 있을 때는 스마트폰을 돌려가며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혼자 있을 경우에도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과 실력을 겨뤄볼 수도 있다. 평소 보드게임을 좋아하지만 주변에 함께 즐길 사람이 별로 없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젠가’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다양한 무대나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요금을 내는 부분유료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구태여 추가로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즐기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