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대 특별감사 방침, 이범수 “사실무근”…‘열정 지나쳐 생긴 일’ 졸업생·측근 등은 두둔
유명 배우이자 신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인 이범수가 제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폭로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통해 이뤄졌다. 이 글에서 작성자는 “1학기 때 A, B반으로 나누는데 돈이 많고 좋아하는 애들은 A반, 가난하고 싫어하는 애들은 B반. B반은 공연도 안 보러 온다. 연기도 안 가르쳐주고 공연 캐스팅에도 불이익을 준다. 마음에 드는 애들, 돈이 많은 애들은 졸업 때까지 주·조연, 가난한 애들은 대사 한 마디만. 졸업 때까지 그림자다. 연기를 배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범수 교수님의 눈에 들어야 되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노예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끼리 개인 사찰을 시켜 숨도 못 쉬게 한다. 이런 상황을 보고 불안을 가진 1학년은 절반이 휴학과 자퇴를 했다. 수업 때 가스라이팅과 인격모독이 심하며 심한 욕설과 수업에 불필요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범수가 약 4개월 동안 직접 강의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범수 측은 충격적인 폭로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소속사 빅펀치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통해 “학생들을 차별했다거나, 폭언을 가한 적 없다. 이 밖에 다른 의혹 또한 사실무근”이라며 “이범수 배우는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학교 측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강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학교 측과 논의를 거친 결과, 평일이 아닌 주말 등에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며 “올해는 드라마 한 편과 영화 한 편의 촬영 일정으로 평일에 수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갑작스러운 촬영 일정 변경으로 인해 교무처에 사전에 일정을 통보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일정 부분 인정했다. 다만 “학생들에게 충분한 양해를 구했고, 이후 보충 수업 등을 통해 성실히 수업을 해왔다”며 “학생들의 개별 학습 일정에 맞추지 못한 점은 사과드린다. 학생들과의 소통이 미진했다면, 그 점은 반성하며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한대학교는 바로 이범수 갑질 논란과 관련해 특별 감사에 돌입했다. 다만 신한대학교 측은 “언제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2월 8일에는 신한대학교가 강성종 총장 명의 입장문이 교직원에게 전달됐다.
입장문에서 강 총장은 “2022학년도 2학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대학 내 갑질 및 수업 운영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갑질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할 예정으로 다소 불편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번거로움이 발생해도 학생의 성공을 만드는 대학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적극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민원이 제기된 사건에 대해 한 점 의혹 없는 철두철미한 조사를 진행하고, 사실로 밝혀지면 가해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징계를 반드시 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충격적인 폭로였지만 익명으로 이뤄진 터라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과거의 경우를 살펴보면 다른 학생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진다면 폭로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별다른 추가 폭로는 없다.
오히려 한 신한대학교 졸업생이 JTBC 단독 인터뷰를 통해 폭로 내용을 적극 부인했다. 해당 졸업생은 “자신이 이범수 교수의 인정을 받지 못하니, 그걸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지나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며 “절대 차별은 아니다. A반과 B반을 나누는 기준도 성적이나 다른 요인들이 아닌 학생 스케줄에 맞춘 것으로 마음에 들면 A반, 그렇지 않으면 B반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나 또한 B반이었는데, 일정에 맞지 않아 A반으로 옮긴 적 있다”고 밝혔다. 폭언에 관한 폭로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며 “이범수 교수의 말이 폭언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범수의 한 측근 인사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JTBC 인터뷰에서 이 측근은 갑질 의혹이 불거진 이유를 ‘이범수의 열정과 너무 높은 기준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 활동 병행으로 학교 스케줄을 잘 맞추지 못해 한 번 학교에 가면 새벽에 차가 끊길 때까지 가르친다”며 “이범수 교수에겐 열정을 쏟아 부은 것이지만 일부 학생들에겐 곤란한 상황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A, B반을 나눈 것에 대해서도 “기준은 성실인데 기준이 너무 높다. 제대로 된 배우를 만들려는 열정이 너무 높아 학업 스케줄을 따라오기 힘들어 절반 이상은 허덕였을 것”이라며 “교수 이범수의 열정이 이렇게 갑질로 호도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폭로글은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일반적인 악성루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누군가 신한대학교 학생이 아닌 제3자가 고의로 악성루머를 만들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실제 서운함을 느낀 재학생이나 그런 재학생의 말을 건네 들은 지인이 폭로성 제보 글을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돈’을 기준으로 반을 나눴다는 주장은 이범수 측과 졸업생, 측근 등이 모두 강하게 부인했지만 배우 스케줄로 평일 수업 스케줄이 잘 지켜지지 못한 점 등은 일정 부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차별’과 ‘폭언’ 등은 일정 부분 상대적인 영역이라 정확히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이범수 측 공식입장도 교무처에 사전에 변경된 일정을 통보하지 못한 점이나, 학생들의 개별 일정에 맞추지 못한 점 등은 사과했다. 또한 학생들과의 소통이 미진했다면, 그 점도 반성하며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의 추가 폭로가 이어져 확실히 갑질이라 부를 만큼 심각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는다면 이 정도에서 논란이 멈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인기 배우가 교수로 활동하면서 불거질 수 있는 여러 한계를 기반으로 한 상황인 데다 측근의 주장처럼 악의가 아닌 열정과 너무 높은 기준치가 문제라면 이런 부분은 학생들과 소통하며 개선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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