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부터 정식 수입 예정인 캐나다구스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일명 ‘한가인 파카’ 익스페디션. |
‘캐나다구스’는 1957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캐나다 의류 브랜드다. 극한의 추위에도 견딜 수 있는 보온효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남극 지역에서 탐험가들이 입는 옷으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뛰어난 보온성에다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겸비했다는 평을 받으며 전 세계 유명 인사들도 입을 정도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체 편집매장인 ‘분더숍’을 통해 일부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분더숍청담동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센턴시티점에서만 캐나다구스 제품을 판매했는데 한 벌에 100만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완판돼 인기를 증명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브랜드파워를 인정받은 만큼 정식 수입업체를 결정하는 과정도 치열했다. 삼성그룹의 제일모직, 신세계그룹의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뛰어들어 ‘모셔가기’를 자청한 것.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분더숍 판매부터 정식수입을 계산하고 있었다는 소문도 들렸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둘의 싸움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캐나다구스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은 중소기업 ‘코넥스솔루션’이었다.
코넥스솔루션은 지난 2007년부터 미국 신발 브랜드 ‘탐스 슈즈(TOMS Shoes)’를 수입, 판매하는 업체다. 앞서 두 기업에 비해 자본·영업력은 밀리지만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서 성공시킨 경험을 인정받아 판권을 따낸 것이다. 캐나다구스 측은 “코넥스솔루션은 한국 시장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유통업체로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 9월부터 정식 수입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캐나다구스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연예인 패션으로 유명세를 탄 탓인지 중·고등학생들마저 캐나다구스를 탐내고 있는 것. 각종 인터넷 카페에는 어떤 아이템이 인기 있는지, 해외 대행구매 가격이 얼마인지까지 상세히 묻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때문에 학부모들은 “겨우 ‘노스페이스의 바람’을 피했더니 ‘캐나다구스 태풍’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유럽에서는 한 차례 ‘캐나다구스 등골브레이커’ 바람이 지나갔다. 우리나라의 노스페이스만큼이나 대중적인 인기를 누려 겨울철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 10명 중 8명은 캐나다구스를 입고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워낙 잘 팔리다보니 해외 유명 인터넷 쇼핑몰이 ‘짝퉁’을 팔다가 고소당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한 유학생은 “현지에서도 학생들 사이에서 캐나다구스 열풍이 지나갔다. 세일을 하지 않는 브랜드라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가격이지만 다들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패션시장은 수입 브랜드라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고가라면 더욱 심하다. 국내 기업들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해외 유명브랜드를 탐내는 것”이라며 “캐나다구스도 정식으로 수입되면 대통령 손녀 패션으로 유명세를 탄 ‘몽클레르’만큼이나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가격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제2의 등골브레이커’가 탄생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넥스솔루션 관계자는 “아직 세부사항이 결정되지 않은 단계로 정확하게 발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캐나다구스에도 여러 라인과 아이템이 있기 때문에 어느 선까지 수입될지는 아직 미정”이라며 “현재로선 백화점이나 프리미엄아웃도어 전문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라며 가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삼갔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